[페미니스트의 책장] 웹툰 『각자의 디데이』에서 보여주는 사랑 ※ 이 리뷰는 웹툰 『각자의 디데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게 되면 알게 된다. 나의 마음이 얼마나 연약하고 초라한지. 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과, 밉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나를 얼마나 뚝딱거리게 만드는지. 엉거주춤하는 사이에 오해가 끼어들까 봐, 바보 같은 말을 내뱉어버릴까 봐, 걱정하다 보면 후회할 일들만 쌓여간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다만 곤란하고 당혹스러울 뿐이다. 방향 없이 굴러가는 사랑이 어디에 닿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초 예상했던 곳과는 아주 다른 곳에 떨어진 사랑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음을 나는 받아들여야만 한다. ▲ 오묘 작가..
[페미니스트의 책장] “당위가 아니라 의지로” 살아가는 선녀 이야기 *이 리뷰는 웹툰 『계룡선녀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실 높고 가파른 계룡산의 중턱에서 주막 모양의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할머니가 있다. 커피 메뉴의 이름은 ‘사슴의 눈물’, ‘참새의 아침식사’, ‘안돼요 공주님’, ‘검은 물’... 이런 식이다. 커피에 파리가 빠져도 바꿔주기는커녕 손가락으로 파리를 건져내 살려보내는 괴팍한 할머니 바리스타, 장사가 잘 될리 없을텐데 손님은 붐빈다. 불쾌한 의문 속에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이내 이해하게 된다. 왜 모두가 이 할머니의 커피를 다시 찾는지 말이다. 할머니의 정체는 선녀, 북두칠성의 첫 번째 별 탐랑성, 이름은 선옥남이다. 물과 초목을 다스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