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8. 탄자니아 모시(Moshi) 애비(Abby)와 장(Jang)-대학에서 만난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만 서른이 되던 해 여름에 함께 떠나, 해를 따라 서쪽으로 움직인 후 서른둘의 여름에 돌아왔습니다. 그 중 100일을 보낸 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과 세상의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탄자니아 아루샤의 한인들 탄자니아 아루샤(Arusha) 지역의 한인들은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화장지나 비누 같은 생필품도 제대로 수급되지 않던 20년 전 탄자니아를 여행하곤 이곳이 너무 아름다워 그대로 눌러 앉았다는 여걸 P 사장님. 돈에 기만당해 온 아프리카의 아픔을 절감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돈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지는 않기로 했다는 젊은 활동가 부부 우모자와 파모자. 칠 년..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7. 인간세상의 원형을 상상하다 ▲ 엔키카렛의 가시나무 © Abby ‘엔키카렛’은 ‘가시’라는 뜻이다. ‘엔키카렛’이라는 이름의 이 울퉁불퉁한 광야에 듬성듬성 자리 잡은 나무는, 이불을 꿰매는 바늘만큼 길고 단단한 가시를 촘촘히 박은 가지를 어수선하게 뻗고 있다. 보이지 않는 시간에는 어디에 그 커다란 몸을 숨기는지 신기한 기린들이 때때로 우아하게 나무에 다가서고, 긴 혀를 내밀어 용케 가시 사이의 초록 이파리를 감아 먹고는 사라졌다. 군데군데 어른의 키만 한 붉은 산을 이룬 개미집과, 간신히 돋아나긴 했으나 땡볕과 갈증을 오래 견디지 못하고 바스라지는 키 작은 풀들이 황량했다. 일 년에 많아야 보름 비를 맞는 마른 벌판은 앞머리를 사르락 건드릴 뿐인 휘파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