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그만두고 서울을 떠난 이유 집에 이르기까지①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남편이 있던가, 직업이 있던가 “도대체 왜? 뭘 믿고 이러는 거야? 여자가 세상에 살아남으려면 최소한 둘 중 하나는 있어야지, 남편이 있던가, 직업이 있던가.” 내가 이십여 년 된 직장을 그만두려고 할 때 날 아끼던 동료가 거의 외치듯 한 말이었다. 이혼을 했으니 남편도 없고, 아들은 아직 고등학생이니 앞으로 한참 돈 들어가야 하고, 직장을 그만 두면 세상에 적을 둘 곳이 아무데도 없는데 뭘 믿고 직장을 버리고 나오려 하는 건가. 게다가 좀 좋은 직장인가. 서울 명문 인문계 사립학교에다가 나..
성기능 장애, 세 개의 가설과 3천조각 퍼즐 독일에서 심리치료하기③ ※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짊어지고 국경을 넘어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삶의 변화와 사회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실천해가는 여정이 전개됩니다. –편집자 주 나의 ‘마음 금고’와 치료사 베아트리체 나는 요즘 ‘마음 금고’를 탐방한다. ‘마음 금고’에서는 시간 개념이 직선적이지 않고, 공간은 한계를 알 수 없이 무한하다. 이 금고의 일부분은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동안 물(物)화된다. 나는 물질세계에 열리는 이 작은 틈새를 놓치지 않으려고 촉각을 곤두세운다. 적어도 한 시간 전부터는 혼자가 되어 금고 주변을 서성이며 시계가 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