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죽음을 충분히 슬퍼할 수 있다 [죽음연습] 어린이를 위한 죽음 교육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토미 드 파올라의 그림책 (이미영 역, 비룡소, 2003)는 네 살인 토미가 죽음을 경험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매주 일요일마다 아흔 네 살인 증조할머니를 방문했던 토미는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더는 볼 수 없다’는 이야기에 울음을 터트린다. 하지만 엄마는 어린 토미에게 돌아가신 할머니가 토미의 마음속에 항상 살아 계시다는 걸 알려준다. ‘엄마가 암으로 죽은 건 게자리에 태어난 나 때문이야’ ▲ 토미 드 파올라 (이미영 역, 비룡소, 2003) 중에서...
죽어가는 새를 지켜본 날 [죽음연습] 데스 마스크, 죽은 이의 초상화, 사후 사진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특별한 기억으로 남은, 죽음의 순간 어느 해 여름날, 프랑스 여행 중 길을 걷다가 한 작은 마을 샘터 앞에 도착했을 때였다. ‘뤼네르 성인(St. Lunaire)의 샘’이라는 이름이 붙은 그곳에는 주물 격자문이 달린 작은 돌집이 있었다. 샘물이 갇혀 있는 것이 신기해서 안을 기웃거리다가 나도 모르게 땅바닥에 눈길이 갔다. 그 순간 내 발 바로 옆에 누워 있는 작은 새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뒤로 엉거주춤 물러섰다. 하마터면 새를 밟을 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