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가난의 관계를 생각하며 산행동무였던 이웃화가가 도시를 벗어나 멀리 이사를 갔다. ‘가난이 무서워’ 도시를 떠난다고 했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아닌 듯했다. 시골에 간다고 해서 그녀가 가난을 벗어날 것 같지도 않으니까. 오히려 도시에서 가난한 것이 무서워, 아니 도시에서 가난하면서 행복하기 힘들어서 도망치듯 도시를 떠나버린 것이 분명하다. 그녀가 도시에 머물러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물론 큰 돈을 벌지는 못했겠지만, 적어도 도시에서 생존할 만큼은 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도시 삶을 선택함과 동시에, 그림 그릴 여유도, 자연과 벗하는 한가로운 삶을 살 기회도 박탈당하게 되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녀가 실패한 삶은 ‘도시에서’ 생존할 돈을 마련하면서..
동생이 놀러 온 김에 꽁치를 구웠다. 우리 집 식단에서 육고기 요리가 떠난 지는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생선을 포함한 해산물은 가끔씩 상에 오르기도 한다. 특히 손님이 오는 날이면 그렇다. 물고기도, 문어도 고통을 느낀다 고향이 바닷가라서 그런지, 어린 시절 고등어, 꽁치 같은 생선은 우리 집 단골 메뉴였다. 또 가족들이 특별한 날 외식을 할 때면 거의 어김없이 횟집을 찾곤 했다. 평소 생선을 좋아했지만, 횟집 가는 일만은 참으로 싫었다. 아직 목숨이 붙어 살아 꿈틀거리는 생선을 마주대한 채 도저히 그 살을 삼킬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매번, 회를 즐기는 가족들 곁에서 불편한 자리를 지키면서 어서 빨리 식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곤 했다. 회를 전혀 먹지 못하던 나도 그같은 환경 속에서 자라서인지, 성인이 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