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환경, 생명을 살리는 도시소비자의 역할 *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생강과 귤껍질이 함께 보글보글 끓는 동안, 온 집안이 향긋한 냄새로 가득하다. 귤과 생강이 풍성한 계절에는 진피차와 생강차가 제격이다. 얼마 전에는 늙은 호박을 사다가 호박죽도 끓이고, 또 선물받은 도토리가루로 생전 처음 도토리묵도 쑤어 보았다. 묵이 아니라, ‘푸딩’같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그래도 쌉쌀한 도토리맛은 그대로다. 맛이 없다고? 사실 요리를 아주 즐기지도, 대단한 요리를 할 줄도 모른다. 아니, 소위 멋지고 화려한 요리에 크게 관심이 없다. 간단히 생으로 먹거나 그냥 익혀 먹을 뿐이다. 찐 양배추, 데친 시금치, 찐 단호박, 삶은 콩나물, 생당근 등. 간도 양념도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준비한 음식들은 “밍..
며칠 전에 본 재난영화 속의 두 장면이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터져 나오는 용암이 불비로 쏟아져 내리는 가운데 희열로 가득 차 죽음을 맞는 광인과, 거대한 산도 거침없이 집어삼키는, 무시무시한 해일이 밀려오는 중에도 담담히 생을 접는 노승. 두 사람은 다가오는 죽음을 피하려 하지 않았다. 한 사람은 도취되어, 또 다른 사람은 초월한 듯 죽음을 받아들인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나의 죽음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이는 없다. 다만 실감하지 못하며 조금이라도 그 시간을 뒤로 미루길 바랄 따름이다. 생명체인 이상 그 생명을 보전하려는 욕구는 지극히 자연스럽다. 하지만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다른 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