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18) 죽어가는 자와 함께 하는 지혜 어머니가 죽음의 바다를 헤엄쳐 다닐 때, 어머니를 지켜보는 우리도 어머니와 함께 헤엄쳐 다닌 것이다. 어머니의 바다를. 그리고 어머니는 떠났다. 하지만 나는, 나는 아직도 그 바다를 헤엄쳐 다니고 있는 것 같다. (데이비드 리프, 어머니의 죽음, 9장) 어머니가 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도 넘었을 때였다. 난 비로소, 구석 깊숙이 처박아 둔, 어머니의 일기장을 꺼내들 용기가 났다. 아쉽게도 일기는 몇 편 되지도 않았다.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글씨체는 늘 산뜻해서 아름다웠는데…… 시력이 약해져 어둠을 가르고 쓴 탓인지 맥이 빠진 채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래도 그 속에서 내 이름만큼은 또렷이 구분해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는..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17) 반다나 시바의 지혜를 빌리다 “자연의 필요를 존중하지 않는 과학과 민중의 필요를 존중하지 않는 개발이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반다나 시바, 살아남기, '머리말') ‘경제가 성장해야 먹고 살 수 있다’, ‘개발을 하더라도 생태계는 지킬 수 있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데, 과연 그럴까? 이번 4대강 사업을 하는 목적도 먹고 살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를 구하고, 최신 기술을 동원해 오염된 강을 살리는 데 있다고 하질 않는가? 과연 개발을 통한 경제성장이 자연과 사람을 살릴 수 있을까? 물리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반다나 시바는 벌써 오래 전 우리에게 그 답을 주었다. 80년대 에 출간된 그녀의 책, 를 지금 펼쳐들고 꼼꼼히 읽어볼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빈곤을 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