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이불, 문제집 꽂힌 책장…아늑한 나의 감옥?!
어느 탈가정 청소년의 “내가 살고 싶은 집”② 10대 초반이나 그 이전에 ‘나는 나중에 커서 어떤 집에서 살까?’를 생각하면 막연히 흰색의 커다란 단독주택과 잔디 깔린 정원, 그리고 강아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집을 나온 이후 내가 꿈꿨던 집은 단지 ‘답답하지 않은 집’이었다. 나의 사생활이 보장되며, 누구에게도 허락받을 필요 없이 내가 원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 말이다. 원하는 시간에 드나들 수 있고, 원하는 옷을 입고, 원하는 시간에 잠들고 깨어나는 것. 지금의 내가 생각했을 때 너무나 사소한 일상이지만 청소년인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나는 그 자유를 찾아 집을 나왔다. 집을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파란색 잠바. 그때의 추웠던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
저널리즘 새지평
2020. 6. 3.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