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자유와 성공 담론 뒤에 남겨진 여자아이들의 시간
여성 서사의 가능성…억압된 말들의 귀환[페미니스트의 책장] 최은영 소설집 『쇼코의 미소』 『쇼코의 미소』를 처음 딱 읽고 책을 덮으면, 부드럽고 따뜻한 기분이 든다. 아름다운 이야기책을 읽은 것처럼 소중한 마음이 차오른다. 그러나 혼자서 조용히 이야기를 잘 곱씹어보면, 이상하게도 이것은 그리 아름답기만 한 이야기들은 아니다. 삶의 초라하고 추악한 단면들이 그의 이야기 속에 어떤 치장도 없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쇼코의 미소에 서려 있는 서늘함처럼, 문득 터져 나오는 미진의 분노처럼, 알 수 없이 단절되어버린 어떤 관계의 날카로움처럼 이 따뜻한 이야기들은 칼을 품고 있다. 그래서 『쇼코의 미소』를 다시 펼쳤을 때, 스스로 질문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여기서 느꼈다고 생각했던 온기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문화감성 충전/페미니스트의 책장
2020. 1. 6.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