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밥 짓기, 무려 밥 짓기
고작 밥 짓기, 무려 밥 짓기[머리 짧은 여자 조재] 아직은 이벤트, 밥 지어 먹기 부모님의 별거 이후 집에서 눈에 띄게 침체된 공간은 주방이었다. 새삼스럽고 진부한 스토리다. 주방이 곧 엄마의 공간이었다는 식의 이야기 말이다. 엄마가 떠나고 남은 가족들의 주식은 라면이 됐다. 내 몸의 3할은 라면이 만들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직접 반찬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어쩌다 한 번씩 찌개를 끓이거나 두부조림 같은 간단한 반찬을 만들었다. 엄마는 가끔 연락해서 그 소식을 듣고 ‘잘 했다’고, ‘네가 여자니까 그렇게 가족들을 챙겨야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여자니까, 누나니까 집안을 살뜰히 챙기라는 충고는 페미니즘의 ‘페’자도 몰랐던 시절에도 듣기 좋은 말이 아니었다. 내 행동은 의도와 상관..
문화감성 충전/조재의 머리 짧은 여자
2018. 1. 23.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