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를 위해 서로 싸워야 합니까? 북한이주여성 효주 씨가 북한의 서민문화와 남한에서 겪은 경험을 전한 칼럼 연재를 마칩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아무도 믿지 말라’는 말을 떠올리게 될 때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들의 수가 2만이 넘는다고 한다. 말이 2만이지, 한 사람 한 사람 그 수를 헤아리기란 쉽지 않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폐쇄된 사회에서 살아가다가 생활고에 못 이겨서, 또는 친구를 잘못 만나서, 말 한마디 잘못해서 등등의 이유로, 이런 저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국경을 넘고 남조선, 즉 한국으로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남한에 대한 정보도 없이 단지 잘 먹고 잘살고, 일하면 일한만큼 보상을 준다는 말만 믿..
‘동성애’를 언급조차 못하게 하는 사회에서 박김수진의 를 읽고 세상 많은 것이 불만이었던 중학생 시절, 어느 날 TV 프로그램을 하나 보았습니다. 채널도 제목도 기억이 안 나지만 단 한 장면만은 분명히 기억합니다. 외국 사람이 등장하여 인터뷰 형식으로 말했는데 요지는 ‘남녀차별 때문에 레즈비언이 되기를 선택하는 여성들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 이거다.’ 남아선호사상에 심히 불만을 품고, 남성과 동일한 역할과 기능을 하고야 말겠다고 생각하던 당시의 나에게 이 장면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다음 날 학원에 가서 영어 수업을 듣는데, 가뜩이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남자 강사는 남성과 여성의 본성과 결혼의 당위성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나는 손을 들어 ‘사회적으로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여성들이 레즈비언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