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은 시(市) 주최로 ‘여성능력개발 경진대회’가 있던 날이었다. 이 대회는 꽃꽂이, 서예, 수채화, 유화, 글쓰기 등의 분야로 나눠 여성의 능력을 평가한다. 벌써 23년 된 행사란다. 요즘은 이주여성 한국어 글쓰기 부문도 첨가되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난 수채화 부문에 참여했다. 꼭 무슨 상을 타야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한 것은 아니다. 그저 학창시절, 해마다 벌였던 사생대회가 생각났고, 그 시절로 돌아가 사생대회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슬며시 고개를 들어, 신청서에 이름을 썼다. 게다가 나는 구청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에서 수채화를 배우고 있었다. 수채화를 배운 지는 꼭 1년이 된다. 어린 시절, 한 사생대회에서 미술부에 있는 같은 반 아이가 자리를 잡자마자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야외용 이..
자립적 삶을 위한 ‘필요노동’, 집안일 아침나절부터 집안 곳곳에 널려 있는 ‘할 일’을 하느라 분주했다. 현관에 흩어져 있는 신발뿐만 아니라 집안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물건들의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 청소를 하고 걸레로 훔치는 일, 빨래를 분류하고 세탁기를 돌리거나 손 세탁을 하거나 삶는 일, 빨래를 널고 걷고 정돈하는 일, 식사를 준비하고 치우고 남은 음식물을 정돈하는 일, 음식물 쓰레기, 폐지, 플라스틱, 유리병 등 쓰레기를 분류해서 버리는 일 등. 정말 쉴새 없이 일해도 별로 표 나지 않는 일들이다. 누가 “오전에 뭘 했어?”하고 물어보면 “집안일 했지”하고 대답할 뿐, 세세하게 한 일을 열거하기조차 쉽지 않다. 놀고 있다? 그런데 그 말로 다 열거하기도 어려울 만큼 다양한 ‘집안일’이 흔히 ‘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