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친구란 어떤 존재인가? 마침내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그 친구의 생일이 지난 지도 벌써 두 달이 넘었지만, 그동안 서로 만날 약속잡기가 쉽지 않았다. 난 미리 준비해 둔 생일선물, 삼백초로 염색해서 손수 공구르기를 한 명주스카프를 잊지 않고 챙겨 나갔다. 친구는 스카프를 걸쳐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이 친구를 안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공간이 달라지면 친구도 달라져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내게는 참 다양한 친구들이 있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같은 책상 앞에 나란히 앉았던 짝, 집과 학교를 같이 오갔던 길동무, 서점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함께 책을 읽던 책친구, 쉬는 시간이나 방과후 운동장에서 어울려 뛰어 놀던 놀이친구가 있었다. 또 대학생이 되자, 기숙사에서 만..
“얼굴은 얼마든지 고칠 수 있대요!” 수진이, 지민이, 예슬이와 공부하다가 우연히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선생님, 저희 엄마는 키만 크래요. 얼굴은 얼마든지 고칠 수 있지만, 키는 못 고친다며 키는 꼭 자라야 한대요!” “우리 엄마도 그랬어요. 쌍꺼풀 수술은 나중에 할 수 있는데, 키는 늘릴 수 없다고.” “수진아! 엄마가 쌍꺼풀 수술 해주신대?” “예!” “쌍꺼풀 없어도, 네 눈이 얼마나 예쁜데! 그리고 개성 있잖아.” “아~ 아니에요. 쌍꺼풀 수술할 거예요!” 요즘 부모들이 외모에 대해 이렇게 노골적으로 말하는 줄은 몰랐다. 물론 사람의 가치나 능력을 외모로 평가해, 키가 작거나 못생기면 취직도 안 되는 현실이나, 성형수술을 자기투자의 하나쯤으로 생각하는 세태를 생각한다면 그리 놀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