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를 통해 산업화와 도시화 들여다보자 비가 내린다. 그래도 오늘은 얌전히 내려주니 고맙다. 올 여름, 천둥, 번개, 세찬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몇 차례 지나는 동안 오래된 모니터와 텔레비전도 타버렸지만, 베란다 물난리로도 곤욕을 치렀다. 우리 집만 아니라 동네 아파트 여러 집이 이번 비로 물난리를 겪었단다. 그 때문에 관리소 직원들은 비가 잠시 멎은 사이 방수공사 하느라 쉴 틈이 없다. 막대한 재산손실을 야기하기도 하는 등 심각한 재난이 되고 있다. 오늘도 매체는 앞다투어 비 피해 소식을 전하느라 분주하다. 가열된 지구는 물의 재난을 부르고 사실 비는 물의 순환과정의 자연스런 일부일 뿐이다. 비로 대지에 떨어진 물은 땅속 깊숙이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거나 강으로, 바다로 흘러간다. 물론 그 과정에서 증..
하루 동안 장마비가 엄청 쏟아져 내렸다. 밖에서 비가 오건, 바람이 불건, 안에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하니 난 컴퓨터를 켰다. 그 순간, 퍽! 퍽! 귀를 날카롭게 건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에서 나는 소리지?’ 하며 잠시 두리번거리다 타는 냄새와 합선되는 소리에 전기스위치를 껐다. 하지만, 12살이 넘은 모니터는 결국 사용불능 상태가 되었다. 쉼 없는, 크고 작은 변화로 이뤄진 일상의 흐름 평소 컴퓨터로 일하는지라, 모니터가 망가지면서 내 일상의 리듬에 균열이 생겼다. 당장 컴퓨터로 해야 할 일들이 중단되었다. 사실, 필기구로 해도 되는 일이지만 워낙 컴퓨터에 의존해 있었던 모양이다. 일의 리듬이 깨어지니 의욕이 감퇴되고 컴퓨터가 필요하지 않는 일까지도 손을 대기가 싫어졌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