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범죄와 ‘아레이오스 파고스’ 성폭력 사건 가해자에 대해 법원이 무혐의 판결이나 경미한 처벌 판결을 내리고 있어, 재판부의 법 해석에 대한 강한 문제제기가 계속되어 왔다. 특히 아동성폭력 사건에 대해 관대한 판결을 내리거나, 정신지체 장애인의 ‘항거불능’ 상태를 법적으로 잘못 해석하여 성폭력을 인정하지 않는 등의 판결은 법의 취지를 의심케 하는 사건들이다. 법원의 이러한 법적 해석에 대해 ‘법과 정의’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역사적인 일화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법의 정의에 대한 근원적인 개념으로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면, 현재 법원의 성폭력 범죄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피해자의 인권을 도외시하고 법의 정의를 벗어나 판결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법의 정의인가 그리스어로 대법정은 ‘아레이..
일, 놀이, 휴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난 하는 일은 많아도, 소위 말하는 ‘직업’은 없다. 그래서 주변사람들로부터 ‘무슨 일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거나, 공개석상에서, 또는 서류상으로 직업을 소개할 일이 있을 때 잠시 머뭇거리며 곤란해 하곤 한다. 일에 대한 질문조차도 돈벌이에 대한 것이며, 그 돈벌이는 일상의 상당부분을 바치는 것이어야 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 내가 하고 있는 일들 가운데 돈벌이에 해당될 수 있는 것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번역가라거나 철학선생이라거나 철학교육프로그램 제작자라고 어정쩡하게 대답하고 만다. 하지만 내 속에는 다른 대답이 있다. 동네 꼬마들이 신기해하며 불러주는 ‘철학자’라든가, 좋은 일상을 고민하는 사람이란 뜻에서 나 스스로에게 붙인 ‘종합생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