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서 믿지 못하고, 믿지 못하니 불안한 사회어린이집 CCTV는 그래서 답이 아니다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비롯해 연이어 어린이집 폭력 사건이 이슈화되면서, 정부와 국회가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보에 우려를 표하며 “딸 둘 키우는 페미니스트” 김홍미리 씨가 기고한 글입니다. –편집자 주] 돌봄의 고단함을 아는 사람이라면… 한 아이는 6년을, 한 아이는 7년을 어린이집에 보낸 나에게 어린이집 교사에 의한 아동 학대 뉴스는 늘 곤혹스러웠다. 그런 뉴스가 나오는 날이면 식구들의 걱정스러운, 동시에 (무슨 영화를 누려보겠다고 그 어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느냐 라는) 원망서린 말과 눈빛을 감내해야 했다. 가까운 친척부터 먼 친척까지 그런 관심..
엄마와 함께 본 ‘국제시장’ 문승숙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영화관에서 을 보고 돌아서는 길에, 엄마가 묻는다. “근데, 왜 저 부인 가족 이야기는 안 나오지? 둘 다 독일에서 광부로, 간호사로 일하다 만났고 여자도 맏이고 자기 가족을 책임져야 했다면서, 결혼한 다음 부인 친정 쪽 가족은 어떻게 된 건지, 맏딸이 더 안 벌어줘도 되는 건지, 어찌됐는지 그런 얘기는 없냐?” 이상하다는 것이다. 왜 여자가 결혼하고 나면 남자 쪽 가족으로만, 게다가 의존적인 존재로만 그려지는지 말이다. 그런데 이런 말도 했다. “마지막 장면 참 안됐더라, 남편이 아버지를 부르면서 ‘그동안 힘들었다’고 우는 장면 말이다. 그러게, 남자들이 밖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