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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진 선생님의 <하늘을 나는 교실> 27. 사람을 무엇으로 평가할까 www.ildaro.com
오늘은 ‘성형수술’에 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요즘은 자신이 원해서 성형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취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기도 한다는 말을 듣고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런 사회적 현실 속에서 타고난 외모에 자긍심을 갖지 못하는 걸 개인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우리의 수업에서는 성형수술 자체에 대한 찬반 논쟁보다 성형수술을 조장하는 사회에 더 초점을 맞춰 보았다. 6학년인 형진, 준영, 찬이의 의견을 살펴보면서 공부를 해보기로 하자. 다음은 이 프로그램의 텍스트이다.
텍스트를 함께 읽고, “여러분도 주위에서나 TV에서 성형수술한 사람들을 본적이 있습니까? 그들은 왜 자기 외모에 만족하지 않고 이렇게 돈을 들여가며 고통스러운 수술을 받는 걸까요?”라고 질문하면서 첫 문제를 시작했다.
<문제 1. 자신의 외모를 수술로 고치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합니까? 그들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봅시다.>
이 질문에 아이들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형진: 내 친구들의 엄마는 거의 얼굴을 싹 뜯어 고쳤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개성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에 따라 고친다고 한다. 자신의 모습에 문제점이 있으면, 고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기 때문에 성형을 하는 것이다.
찬이: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거의 다 성형수술을 한 것 같다. 연예인일 경우 TV나올 때는 성형을 해야 한다. 그리고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성형수술을 하면 길거리에서 자신만만하게 걸을 수 있고 취직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성형을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을 잘 표현했다. 찬이의 의견 중 밑줄 친 부분은 ‘왜 연예인은 성형을 해야 하는지’ 설득력 있는 이유를 덧붙여야 한다. 그럼, 다음 문제로 넘어가기로 하자. 두 번째 문제는 첫 질문에 대한 의견과 관련된다.
<문제 2. 위에서 지적한 것들 가운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없습니까? 곰곰이 생각해, 문제점을 찾아보세요. 그 이유도 자세하게 써 봅시다.>
형진: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고 싶다고 성형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관심을 받고 싶다고 개성을 죽이고 대중의 생각이나 말을 따른다면, 사회는 같은 사람만 있게 되기 때문에 개성을 살려 자신감 있게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찬이: 나는 ‘길거리에서 자신만만하게 걷는다’라는 말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길거리에서 자신만만하게 걷는 것은 꼭 외모만 자신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격이 좋거나 공부를 잘해도 자신만만할 수 있고 옷이나 스타일이 멋져도 자신만만하게 걸을 수 있다.
어린이들이 문제가 있다고 이유를 똑똑하게 잘 거론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성형수술을 많이 하는 이런 현실을 보고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원한다면 마음에 드는 대로 외모도 고칠 수 있는 기술을 좋아해야 할까, 아니면 자기 외모에 자긍심이 부족한 사람들을 안타까워해야 할까?
<문제 3. 성형수술을 이렇게 많이 하는 현실을 보면서 여러분은 무슨 생각이 드나요? 여러분이 생각한 것을 자유롭게 발표해 봅시다.>
준영: 저는 성형수술을 되도록이면 자제했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화상, 상처, 점 등은 사회생활을 할 때, 큰 타격이므로 해도 되는데, 충분히 예쁘고 아름다운데 더 예뻐지겠다고 성형수술을 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20-30번을 해서 피부암에 걸리고 각종 피부질환으로 악순환이 되어 사망한 마이클 잭슨을 보십시오. 욕심이 부른 화입니다. 마이클 잭슨처럼 되지 않으려면 성형수술을 자제하십시오. (마이클 잭슨이 과도한 성형으로 인해 피부암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루머로 밝혀졌습니다. -편집자 주)
찬이: 외모만 보고 판단하는 사회는 문제가 있다. 사람은 외모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되고 성격도 좋고 인격도 좋아야 한다.
이번 질문에도 찬이는 외모만 보고 판단하는 사회가 왜 문제가 있는지, 또 외모만보고 판단해서는 왜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등의 이유가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면 좋았겠다. 나는 이 시점에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성형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혹은 해도 된다와 같은 생각보다 이렇게 성형수술을 권하는 사회가 과연 좋은 사회인지를 먼저 고민해봐야 합니다. ‘얼굴생김과 상관없이 자기 얼굴에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고 아무리 말해도, 외모 때문에 취직도 안 되고 자꾸 외모로 인해 손해만 보게 된다면, 그 사람에게 성형수술하지 말라고 자신 있게 권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이런 문제는 사회적인 차원에서 고민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사회의 문제점은 없을까요?
<문제 4. 성형수술을 부추기는 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도 자세하게 발표해 봅시다.>
아이들의 대답을 들어보자.
준영: 우리 사회는 대다수의 패션을 따르게끔 합니다. 예를 들면 ooo 탤런트가 소라모양 구두를 신으면 그날은 소라모양 구두가 매진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자신의 패션과 개성을 생각해서 그냥 당근모양 구두를 신으면, “아, 저 사람은 촌스럽게!”라고 말하곤 합니다. 성형수술도 똑같습니다. 10명 중 7명은 성형수술을 했는데, 안 한 3명도 사회의 비난과 압박감 때문에 억지로 성형수술을 해야 하는 사회는 (문제가 있습니다.) 자신의 개성과 패션을 추구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합니다.
형진: 실력이 있어도 얼굴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인재를 뽑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일 때문에 나라가 서서히 망해간다. 그러므로 기업은 사람의 얼굴이 아닌 실력과 여러 장점을 고려해서 사람을 뽑고 사회에서는 사람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마지막으로 무엇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할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문제 5. 사람을 외모로 평가해선 안 된다면 그럼 무엇을 가지고 판단해야 할까요? 다섯 가지 이상 찾아보세요.>
이 질문에 아이들은 성실함, 도덕성, 실력, 책임감, 인내심, 용맹함, 열정, 성격 등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 가운데 ‘열정’은 준영이의 대답이었다. 나는 그가 왜 열정으로 사람을 평가해야 하는지 궁금해서 이유를 물었다. 준영이는 이 질문에 “열정이 있으면 꿈을 갖고 목표점을 보고 달리니까 최선을 다하게 되고, 어려운 것을 어렵게 느끼지 않고 훈련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나는 준영이의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다. 사람의 됨됨이보다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에서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만 비웃을 수는 없다. 우리는 한 번의 수술로 만족스러운 외모가 되지 않아 성형중독을 보이는 사람의 이야기도 듣곤 한다. 또 예상치 못한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생을 망치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 참 안타까운 일이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의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이런 안타까운 사람들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 ‘하늘을 나는 교실’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일다 즐겨찾기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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