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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경은 알고 음순은 모르는 아이들


“남자친구들의 성기는 외부로 돌출되어 있어서 눈에 쉽게 보이죠? 여자친구들의 성기는 직접 보기에 힘들죠. 그래서 이렇게 거울을 통해 봐볼까요? 여성의 성기는 음순이라고 하구요, 여기가 질이랍니다.”
 
거울에 비친 성기의 그림을 들고 여성성기의 구조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 후 성교육 선생님은 나체의 남녀가 껴안고 있는 퀼트 그림을 들어 보였다. 성행위 시 성기결합이 표현된 그림이다.

“이렇게 해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게 되죠.”
 

 

"부모와 함께하는 사춘기로의 여행"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

 

저소득 소외지역으로 찾아가는 성교육 프로젝트 <아하!해피버스팅>에 참석한 초등학교 여학생들은 다양한 그림과 체험자료들을 이용한 성교육이 흥미로운 듯 프로그램에 집중했다.
 
찾아가는 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는 초등학교에 성교육 시간이 배정되어 있긴 하지만, 임신과 출산 중심의 지식을 전달하는 학교 성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성에 대한 금기'로 인해 성교육 부실해져
 
신혜선 팀장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이 여전히 출산을 위한 생물학적인 성교육 중심이라고 우려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정자, 난자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대답한다. 신 팀장은 “재미있는 건 음경은 아는데 음순은 모른다”는 것이라며, “여자의 성기는 터부시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궁’만을 여자의 성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혜선 팀장은 “학교 선생님들과 얘기하다 보면 아직도 보수적인 경우가 많아서, 성에 대해 직접적인 표현을 꺼려 곤란할 때가 있다”고 말한다. 솔직하게 드러내놓고 말하는 걸 “야한 것, 비교육적인 것”으로 보는 시선이 굳건하다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 소외지역 초등학생의 경우, 혼자서 방치되는 시간이 많고 성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해당 지역에 방문했을 때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위생교육부터 해주기를 요청하는 경우들도 있다고 한다.

 
찾아가는 성교육 <아하!해피버스팅>에 참여한 학생들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그리고 꾸며보고, 직접 이야기해보며 즐겁게 배우는 모습이었다.

 
수업을 마친 조실리 어린이(11)는 “아기가 생기는 과정에 대해 전에 배웠던 성교육보다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성교육 강사들은 감추기에 급급한 어른들의 성교육은 더 이상 교육이 아니라는 것을 학생들의 반응을 통해 알 수 있다며, 적극적이고 솔직한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 학교 성교육이 변화해야 할 때다. ▣ 박희정 www.ildaro.com

 

[관련기사] ‘솔직한 성교육’이 아이들을 지킨다

[관련기사] 클리토리스를 발견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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