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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성교육’이 아이들을 지킨다
성교육에 쏟는 노력, 피드백 나타날 것
대구에서 있었던 초등학생 집단 성폭력 사건은 단지 한 학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일선 학교의 교사들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의 직접적 원인으로는 ‘음란물’ 범람과 성교육 부재가 꼽힌다. 인터넷을 통해 초등학생들이 음란물에 접촉하는 빈도와 양은 비교할 수 없게 늘어났지만, 성교육은 여전히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고 임신과 출산에 한정된 내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교육기관들과 일부 언론들에서 ‘음란물 규제’를 대안으로 내놓기도 했지만, 성교육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규제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십대들의 성폭력 사건만 터졌다 하면 음란물 규제를 외치는 것은 너무 안일한 태도라는 비판도 크다.
▲ 아하! 섹슈얼리티 체험관 "십대들의 성이야기 코너 전경" ©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
성교육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시급하고 실질적인 대안은 “성교육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공통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문정고등학교 이혜란 보건교사는 아이들의 성 의식을 바꾸는 데 성교육이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 사회 성교육의 실상이 최근 이어진 충격적인 성폭력 사건들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18년간 보건교사로 중학교에서 성교육 수업을 진행해온 이혜란 교사는 “수업의 힘은 너무나 크다”고 믿고 있다.
일례로 성교육 수업을 하면 상담이 많아지는데, 이는 아이들이 “성희롱을 명명하고(이름 붙일 수 있어서) 기분 나빠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교사는 “가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장난이었다’ 인데, 수업 시간에 이미 성희롱, 성추행 등으로 (가해행위에) 이름을 붙여 가르쳤다면 자신의 행동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일이 훨씬 수월하다”고 설명한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인식과 회복, 그리고 반성이 빠르다는 얘기다.
이혜란 교사는 현재 우리 나라에서 “각 교육청 별로 성교육에 대해 쏟는 노력이 다르다”면서, “분명히 그에 따른 피드백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박희정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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