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학교 다문화교육 실태…역효과 우려까지 제기돼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다문화교육이 교육의 목표와 방향을 분명하게 설정하지 못한 채, 내용도 빈약하고 단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다문화교육이 안 하느니만 못한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 관련 정책의 변화가 시급하다.
 
박윤경 중앙다문화교육센터 연구원(청주교대 교수) 등이 38개 초중등학교 대상으로 다문화교육 운영 실태를 연구한 결과를 보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조차 자신이 하고 있는 교육이 ‘다문화교육 맞는지’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윤경 연구원은 지난 5일 열린 서울YWCA 포럼 “다문화교육 어떻게 해야 하나”에 참여해 이같이 보고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문화교육은 실상은 대부분 ‘외국어학습’이거나 지식 위주로 편성된 단편적인 교육에 불과하다. 정작 본래 취지인 다양성이나 다원성에 대한 태도, 긍정적 정체성, 사회정의 및 인권 등과 관련한 프로그램들은 ‘비중이 작거나 아예 발견되지 않았다’고 박 교수는 밝혔다.
 
구별 짓기에 부담 느껴, ‘역차별’ 논란도
 
특히 현장 교사들이 문제로 지적한 것은, 학교에서 다문화교육 프로그램의 대상이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제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근데 작년에... 다문화 특설반이라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프로그램 공문에는 그랬어요. (…) 우리는 특설반이라 해서 그 아이들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일반 아이들도 다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교육청에서는 지침이 그렇게 안 나오더라고... (…) 이게 좀 문제다, 왜 따로따로 해야 되느냐, 문제 제기도 하고 그랬는데…”
 
“초등학생이 아니고 중학생이다 보니까 자아가 어느 정도 생기고, (…) 자기를 특별나게 대접하는 게 부담스러운 거예요. (…) 지역이라든지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할 때, 애들을 참여시키기 위해서 데리고 가거든요? (…) 다른 애들은 수업을 하고 있는데 다문화가정 자녀라 해가지고 따로 데리고 간다던지 하면, 난색을 표하고 안 가려고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박윤경 연구원은 “일반학교의 경우 다문화가정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고 설명하며, 이에 따라 “구분 짓기”와 “역차별”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 지역에 위치한 학교의 경우에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일반가정 학생들보다 생활수준이나 학업수준이 더 높아, 오히려 잘 살고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다문화가정 학생에게만 지원이 제공되니, 당사자 학생들은 ‘구별 짓기’에 따른 부담을 호소하고, 학부모들 사이엔 “역차별” 논란도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 사회구성원을 ‘세계시민’으로 교육해야 
 

서울YWCA 청소년부가 작년 결혼이주여성 자녀들과 함께한 멘토링 교류프로그램 ©자료 출처: 서울Y

이에 대해 차윤경 한국다문화교육학회 부회장(한양대 교수)은 “다문화교육이 왜 하필 다문화가정 구성원이라는 특수 집단을 위한 특수한 성격의 교육으로 규정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이는 “민주적 교육원리에 상충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하게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윤경 교수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문화교육에 대해 두 가지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소년소녀가장이나 한부모 가정 자녀, 극빈계층, 학교부적응 학생이나 강제추방 불안에 시달리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자녀 등 우리 사회에는 교육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다문화가정 자녀에게만 교육지원 정책을 펴는 것은 “교육자원의 불평등한 분배”라는 설명이다.
 
또 하나는 특정한 소수집단에 한정된 교육은 “이들이 주류사회에 적응하는데 피상적인 수준의 도움을 줄뿐”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의 조건을 갖추는 것과는 별개이며, 오히려 고립의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다문화사회의 조건에 대해서는 “어떤 사람을 인종이나 민족, 국적 등을 이유로 구분 짓거나 차별하지 않고, 이 땅에 사는 누구나 평등하게 대접 받으며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차윤경 교수는 다문화교육의 목표와 방향은 “문화적 편견이 없이 개방적이고, 국가를 뛰어넘어 세계시민으로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공교육은 물론 전체 사회구성원들에 대한 대안적인 교육모델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조이여울)
 
ⓒ일다 www.ildaro.com  [다문화 관련 기사보기=>  한국女-이주男 가족이 말하는 ‘다문화’]
댓글
  • 프로필사진 초등학교 교사 제가 작년이랑 올해에 이어서 계속 다문화교육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교사인데요. 제가 교육청 지원금을 받아서 다문화 프로그램 운영을 해 보았습니다. 사실 구분짓기.. 정말 큰 문제입니다. 학교 전체의 행사라도 할라 치면 교감님, 교장님께서 더 반대하시니까요. 교육청과 관리자분들의 교육도 시급한 듯 합니다. 게다가 저소득층과 잘사는 다문화자녀들에 대해서도 구분할 필요가 있겠지요 2010.04.14 23:19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blogs.ildaro.com BlogIcon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의견 글 감사합니다~ 다문화라는 것은 사회전반적인 패러다임의 문제인데, 현행 학교의 운영방식으로는 다문화교육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겠네요. 주먹구구식 입법과 행정의 문제이기도 한데, 진단하고 문제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2010.04.15 05:21 신고
  • 프로필사진 경기도인 사실 다문화아이들보다 우리네 결식아동들부터 챙겨여 합니다. 다문화 아이들이야 여차하면 그들의 엄마나라로 가면 되지만 우리 한국아이들은 우리가 챙겨주어여 합니다. 2013.02.08 09:29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