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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산업에 윤리를!’ 브랜드 디자인을 통한 국제캠페인
 

태국 의류업체 '존엄성 귀환' (Dignity Returns) ©laalameda.wordpress.com

아르헨티나와 태국의 작은 공장 여성노동자들이 “Sweat-free”(착취 없는 노동)이라는 브랜드 티셔츠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국제적인 디자인 콘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도 뜻 있는 예술작가와 디자이너, 활동가들의 참여를 바란다는 요청이 왔다.

 
“No Chains”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작년 3월 의류업체인 아르헨티나 <12.20>(라 알라메다, La Alameda)와 태국의 <존엄성 귀환>(Dignity Returns)이 만남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두 곳 모두 노동자가 생산과 경영을 함께하는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으로, 착취나 차별이 없는 ‘윤리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No Chains 캠페인은 의류산업이 주로 지구 남반구의 하청노동, 이주노동, 여성노동을 통한 착취에 의존해있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노동자 경영 의류생산 모델을 새롭게 제시하고, “착취 없는 노동”을 통해 생산된 상품을 광고하면서 ‘윤리적인 소비’를 통한 연대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Sweat-free” 브랜드 디자인 콘테스트의 아시아 쪽 홍보를 돕고 있는 이은주(Doris Lee)씨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은주씨는 태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지역노동연구단체 AMRC(Asia Monitor Resource Centre) 편집담당자이다.

‘Sweat-free’(착취없는 노동) 노동자경영 의류생산모델 제시
 

아르헨티나 12.20(La Alameda) 여성들 ©dignityreturns.com

-No Chains 연합프로젝트를 주최한 아르헨티나와 태국의 두 회사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먼저 12.20(La Alameda)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12.20은 2001년 12월 20일을 말합니다. 아르헨티나는 그 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해 실업률이 18%까지 이르렀고, 곳곳에서 시위가 많이 일어났어요. 정부가 시민들이 은행에서 돈을 찾아가지 못하게 막자, 중산층까지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경찰과의 대치 속에 26명이 사망하기도 했고요, 결국 12월 20일에 대통령이 헬기로 도망을 갔습니다.
 
12.20(La Alameda)는 아르헨티나 봉제공장인데요. 당시에 많은 회사가 파산을 하고 공장을 폐쇄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고용을 지키기 위해 공장을 점거하고 직접 경영에 나선 것입니다. 현재 11명의 여성들이 생산과 경영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태국의 Dignity Returns(존엄성귀환) 역시 노동자가 직접 경영하는 의류업체인데요. 어떤 배경으로 설립되었나요?
 
“원래는 2003년까지 미국 “Bed and Bath”의 하청공장에서 일하던 여성노동자들이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 일하다가 해고 되었는데, 퇴직금 등 법적인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40명의 노동자가 3개월 간 투쟁을 했고, 결국 다른 단체의 지원을 받아 자주관리공장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인 “Dignity Returns”이고, 현재 14명의 여성노동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콘테스트의 주제이기도 한 “착취 없는 노동”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착취 없는 노동이란, 무엇보다 노동자들이 근로조건과 환경에 대해 민주적인 결정권을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일반 회사에서도 노동조합을 통해 그 목적을 이룰 수 있겠지요. 하지만 노사갈등을 없애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회사를 설립하고, 함께 생산하고 역할을 돌아가면서 맡고 함께 결정하여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이에요.”
 
-윤리 경영의 원칙에서, ‘이주노동’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요?
 

No Chains 프로젝트는 의류산업에 윤리 경영과 윤리 소비를 요구하는 국제캠페인의 일환이다. © dignityreturns.com

“이주노동자가 일하는 경우, 모든 면에서 현지 노동자와 조건을 다르지 않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야만 그 사람들이 노동착취를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정규직들, 현지 노동자의 권리 역시 보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태국의 의류업계에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 예를 들어 버마에서 온 노동자를 고용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일반’ 공장에서 그들이 받는 급여가 태국 돈으로 3 밭이면, “Dignity Returns”에서는 6 밭을 받습니다. 물론, 이러한 윤리 경영 회사는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몇 년 동안은 회사가 아주 힘들었는데, 최근에서는 정부로부터 받는 주문이 많아져서 조금 안정이 되었다고 해요.”
 
-‘No Chains’ 캠페인은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연대를 요청한다는 의미도 강한 것 같은데, 자세한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모든 사람들이 옷을 필요로 합니다. 의류 관련 업종은 그로 인해 생긴 제조업이죠. 그런데 그에 속한 대부분 노동자들은 여성이고,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어야 할까요? 소비자들도 이러한 상황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착취 없이 만들어진 옷’을 사면서 노동자들에게 힘과 자원을 줄 수 있습니다.
 
생존만을 위한 것이라면, 이렇게 힘들게 협력할 필요가 없어요. 이미 자기 회사와 시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두 회사는 세계에 의류산업에서 노동착취를 없애야 한다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고, 힘을 모으자고 주장하고 있어요. 노동자들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값이 많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질 좋은 옷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해요.”
 
No Chains의 디자인 콘테스트에 참여하려면?

No Chains의 디자인 콘테스트에 참여를 원하는 작가들은 이 캠페인의 주제를 살린 이미지(JPEG파일)와 간단한 약력 및 소개 글(MS Office파일)을 함께 이메일(
art@nochains.org) 접수하면 된다. 이미지는 여러 색상의 면제품에 실크스크린 재생산이 가능해야 하고, 최대 3가지 색상을 사용할 수 있다.
 
이번 디자인 콘테스트는 3월 10일까지 진행되며, 두 회사의 공동투표로 최종 5종의 디자인이 선정돼 티셔츠로 제작될 예정이다. 노동조합, NGO, 노동운동가, 그리고 윤리적인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소비자들에게 배포 또는 판매된다.
 
“착취 없는 노동” 브랜드에 채택된 디자인은 No Chains 홈페이지(nochains.org)에 공지하며, 선정된 작가들은 당선된 디자인이 새겨진 5벌의 셔츠를 받게 된다. 더 상세한 문의는 여기로.
lenifish@gmail.com
 
여성주의 저널 일다  (조이여울 기자)   [관련 기사-> 3세계 노동자와 1세계 소비자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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