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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팬 VS 매니저? 윤리의식 결여된 기획사가 문제!

아이돌그룹 매니저들이 팬을 폭행하는 동영상이 잇따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었다. 두 영상 속에서 등장하는 가수와 매니저는 달랐지만, 폭행의 정도와 양상은 비슷했다. 매니저들은 가수의 주변을 따르던 여성 팬의 뒤통수를 심한 욕설과 함께 주먹으로 가격했다.

절로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의 거친 폭행에 인터넷에는 분노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비난 여론에 대해, 해당 기획사들은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팬들의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팬 폭행, 십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닌가?

더 이상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기획사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번 사건은 ‘그나마 동영상이 찍혔으니까’ 기획사에서 사과라도 했지, 욕설과 폭행은 낯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사건만 해도 5건이 넘는다.

일부 언론에서 이를 극성팬과 매니저의 대립구도로만 설명하며 성숙한 팬 문화를 주문하기도 한다. 기획사의 ‘사과문’에서도 극성팬의 행동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과연 이 폭행 문제가 ‘인성 나쁜 매니저’나 ‘극성팬’만의 문제일까.


매니저들은 과중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꽉 짜인 스케줄을 혼자 전담하면서, 거칠게 몰려드는 인파 통제까지 맡아야 하다 보니 벌어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매니저들의 고충은 안타깝지만 이것이 폭행의 이유가 될 순 없다. 폭행은 범법행위다. 정당방위의 경우가 아니라면 어떤 폭행도 용납될 수 없다.

무엇보다 만약 팬들이 십대소녀가 아니라 성인남성이었다면 그렇게 때릴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자본주의 논리로 따지면 팬들은 고객이다. 고객을 폭행하고 무시하는 일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더구나 해당 동영상 속의 팬들은 이렇다 할 심각한 위해행위를 하지도 않았다. 이런 비상식적인 행위가 쉽게 이루어져 온 것은 상대가 ‘십대’였기 때문 아닌가.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폭행을 당한 십대들이 맞고도 가만히 있었다는 사실이다. 어른이 때리면 맞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 십대가 얼마나 폭력에 취약하고 어른들의 권위 앞에 나약한지를 보여준다.

정작 문제는 기획사, 피해 여학생에 대한 사과도 없어

직접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은 매니저겠지만, 보다 근본적 책임은 기획사에 있다. 기획사는 이런 상황을 방지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함에도 그동안 방치해 왔다. 팬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온갖 상술을 동원하면서, 팬을 위한 배려는 없다. 기획사의 ‘사과문’에도 정작 ‘피해 여학생’에 대한 사과는 언급도 되지 않았다.

문제는 비단 ‘폭행’에 국한되지 않는다. 십대를 통해 돈을 버는 기획사들이 ‘장사’만 신경 쓰고, 그 책임과 의무는 등한시하고 있다. 십대소녀의 이미지를 성적으로 대상화에 팔아먹는 데에도 주저하지 않는다.

기획사의 중요한 자원인 ‘연습생’들은 빠르면 초등학생 때부터 기획사의 관리 아래 통제에 가까운 생활을 한다. 합숙이라는 이름으로 외출금지를 당하기도 하며 가족과도 떨어져 지낸다. 한창 정신적 신체적 성장이 이루어져야 하는 나이의 아이들이 사생활을 빼앗기고, 과도한 스케줄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혹사당해도 이를 제재할 어떤 기준도 없다.

이런 윤리의식 결여와 십대 팬들에 대한 기획사의 안하무인 태도는 연결된 것으로 봐야 한다. 십대는 약자이며 사회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따라서 십대를 고객으로 하거나 십대를 고용하는 기업의 경우 더 엄격한 기업윤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이번 폭행 사태가 기획사들이 십대 팬들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박희정)


[관련 기사 보기-> 십대 팬이 우스운가 | “다 성장의 과정 아닌가요?”]   일다는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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