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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동조건과 성차별 더 악화시킬 것” 우려 쏟아져 
 
이명박 정부는 “일자리 창출 및 여성들의 경력단절 예방” 방안으로 여성부를 앞세워 유연근무제 ‘퍼플잡’(purple job)을 도입하고, 공공부문부터 시작해 사회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빨강과 파랑을 섞으면 나오는 “보라색”에서 이름을 따온 퍼플잡은 “일과 가정의 조화와 평등”을 표방하고 있다.

 
백희영 여성부 장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일하는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퍼플잡을 반기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왜일까.
 
심각한 여성고용문제 해결하려는 ‘시정의지 없어’
 
정부가 말하는 퍼플잡은 “단시간 근로, 시차 출퇴근제, 재택근무 등”의 형태로, 여성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
 
한국사회가 풀타임 장시간노동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자녀양육, 가족 돌봄”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 참여가 현실적으로 곤란하고, 따라서 ‘단시간 근로’와 같은 유연한 근무제도를 도입해 여성들에게 일할 기회를 준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주희(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퍼플잡’ 도입 등 이명박 정부의 여성고용정책을 보면, “여성고용 문제를 가져오게 된 노동시장 전반에 걸친 여러 문제에 대한 시정의지가 전혀 없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노동시장에 뿌리 깊게 내재된 남녀차별적 인사관행을 시정하거나, 여성고용이 노동시장의 최하층인 저임금, 비정규직에 집중되어 있는 현상을 바로잡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
 
이 같은 주장은 ‘이명박 정부의 여성고용정책’에 대해 진단하고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여성위원회 등이 함께 마련한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이 자리에서 이주희 교수는 “여성을 위한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여성고용의 질 악화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여성공무원은 더욱 주변화될 것”
 
이처럼 여성부가 ‘퍼플잡’이라는 이름으로 여성고용정책을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미지 전략에 불과한 사업”이라는 비판이 여성.노동계 전반에 지배적이다.
 
박은희 공무원노동조합 여성위원장은 “공직사회에 퍼플잡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보직배치, 승진 등 남녀 공무원 간 고용격차를 더욱 악화시키고, 여성공무원은 더욱 주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공공부문에 ‘단기간 근로’와 같은 직종을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여성부가 앞장서서 성 역할을 고착화시키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인숙 한국여성민우회 대표도 “남녀간 임금격차가 크고, 기혼여성 4명 중 3명이 비정규직인 상황 등 현재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퍼플잡’은 결국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에 시달리는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를 더 늘어나게 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심재옥 진보신당 여성위원장 또한 퍼플잡 도입에 대해 “여성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차별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봤다.
 
그는 “2009년 2월에 남성은 전년 동월대비 2천 명이 줄어든 반면, 여성은 13만 9천명이 줄어 취업감소가 70배를 넘는다”는 통계치를 내밀며, “정부의 강력한 노동유연화 정책으로 말미암아 여성들에게 더욱 큰 피해가 집중되어 왔다”고 말했다.
 
심재옥 여성위원장은 정부가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기에 앞서 “남녀간 임금 격차, 비정규직간의 차별 개선에 초점을 맞추어 기업들을 규제하고, 근로감독관 기능을 강화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정은 기자  일다는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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