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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국가가 살인을 방조한 격”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극단적인 형태는 ‘살인’으로 나타난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작년 한해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을 분석한 결과, 남편이나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된 여성의 수가 7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19일 여성의전화는 방송이나 신문에 보도된 사건만 집계했을 때, 1년간 46명의 여성들이 남편에게 살해됐고 24명은 남자친구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고 알렸다. 또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7명과, 자녀나 부모 등 지인이 살해된 경우인 16명까지 합해 총 93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여성의전화는 ‘아내폭력’과 ‘데이트폭력’으로 연간 7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대한민국의 현실을 지적하며, 이는 “국가가 살인을 방조한 격”이라고 주장했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제도적으로 예방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비극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찰, 검찰, 정부가 '아내폭력' 현실에 눈감아
 

아내폭력이 목숨을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에 대해 아직도 우리 사회는 무심하다. ©카툰- 박희정 기자

2009년 한국여성의전화 가정폭력상담소 면접상담 통계를 보면, 남편의 폭력 때문에 경찰에 한 번 이상 신고한 적이 있다고 말한 여성 48명 중에서 22명이나 “집안일이니 잘 해결하라며 돌아가라”는 답변을 경찰로부터 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가 아내폭력의 현실에 대해 눈감고 있다는 사실은 재판부의 판결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6월,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제초제로 살해한 아내 박민경(가명)씨는 1심에서 10년을 선고 받았다. 박씨는 27년간이나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왔지만, 사건 당일 폭력이 없었고 살인을 ‘계획했다’는 이유로 검찰은 가중형을 선고한 것이다.
 
여성의전화 측은 “폭력남편이 구타 중에 아내를 살해할 경우, 살해의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한다는 이유로 ‘살인’이 아니라 ‘폭행치사’ 사건으로 처리되기도 하며, 심지어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아내를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한 남편과, 지속되는 폭력에 대한 최후의 저항으로 남편을 살해한 아내에 대해, 우리 사회가 공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성의전화는 남편과 남자친구의 구타로 인해 죽은 여성들과 간신히 살아남은 여성들, 그리고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남편을 살해한 아내들은 “누구 하나 죽어야 끝이 난다”는 가정폭력의 비극을 보여주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리고  “이들이 보내는 절규와 경고의 신호를 2010년 한국사회는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방송과 신문을 통해 공개된 사건만을 분석한 것으로, 실제 희생된 여성들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전화의 분석결과는, 남편이나 애인에게 살해되는 여성들에 대한 통계가 공식적으로 집계되어야 할 필요를 제기하고 있다. (조이여울 기자)    일다는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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