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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의 정치! 독일 녹색당 이야기]⑦
※ 기후변화와 후쿠시마 원전사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정당’으로 떠오른 독일 녹색당에 관한 정보를, 독일에서 지속가능한 삶과 녹색정치를 연구하고 있는 연구 중인 김인건, 박상준, 손어진 세 필자가 들려준다. [일다]
“독일군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일하는 현지인들이 탈레반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통역직원의 경우 서방의 협력자라는 이유로 납치와 협박, 살해의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지난 6월 23일 독일 녹색당의 연방의원 루이제 암트스베르크(Luise Amtsberg)가 의회에서 한 연설이다. 녹색당은 2019년과 올해 6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독일군을 위해 일하는 현지인을 독일로 탈출시키는 법안을 의회에 상정했다. 하지만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기민당/기사당 연합과 사민당은 이를 거부했다. 당시 하이코 마스 외무부 장관(사민당)이나 기민당-기사당 인사들은 아프간이 탈레반에 의해 완전히 점령당할 위험을 낮게 평가했다.
그러나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군함에 따라 탈레반은 아프간 전역을 장악했으며 지난 8월 15일,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승리”를 선언했다. 독일 녹색당은 지금의 사태를 선거전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녹색당 총리 후보 아날레나 베어보크(Annalena Baerbock)는 <쥐드도이치짜이퉁>지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전문가들과 독일 국방부가 이미 오래 전부터 아프간이 탈레반에 점령당할 위험을 경고했지만, 독일 정부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2021년 9월 26일에 있을 연방선거를 앞두고, 거리 유세를 하는 독일 녹색당 루이제 암트스베르크 의원. ©Michael Brandtner |
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완전 철군 계획을 발표한 시기, 독일 국방부는 약 1,500명에 이르는 아프가니스탄의 현지 협력직원들이 탈출을 원하고 있지만 여권이나 신분증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다른 부처에 전달했다. 그에 따라 외무부가 독일에서 이들을 위한 신분증을 교부하자고 내무부에 제안했지만, 내무부는 이를 거절했다.
2015년, 시리아 내전을 피해 몰려든 난민에게 국경을 개방한 독일
베어보크는 난민 수용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그는 8월 23일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독일군 협력 현지인과 그들의 가족, 언론인, 인권활동가 등 5만명 이상의 인원을 독일로 데리고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집권당인 기민당의 총리 후보 아르민 라셰트(Armin Laschet)는 “2015년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난민 수용에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독일이 위험에 처한 모든 사람을 수용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서는 안 되며, 난민 수용이 아닌 현지에서의 인도적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5년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라셰트의 발언은 언론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독일을 비롯한 서구에 협력한 아프간 현지인들에 대해 현 집권당이 큰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짜이트>지는 라셰트의 발언이 보수정당의 믿음과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라셰트뿐 아니라, 기민당과 기사당의 여러 유력 정치인들이 2015년의 실수를 반복해서 안 된다는 발언을 했다.
2015년은 독일 정부가 유럽연합 내 망명 신청 규정인 더블린 조약의 효력을 중지시키고, 시리아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밀려든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해다. 더블린 조약에 따르면 유럽연합 내에 들어오는 난민들은 자신들이 처음 입국한 국가에서 망명 신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수많은 난민이 독일국경으로 몰려들자, 독일정부는 긴급조치로서 난민들에게 국경을 전격 개방했다. 시리아 난민을 포함해 독일에 난민 신청을 한 사람들은 2015년 약 48만 명, 2016년 약 75만 명이었다. 2014년 망명신청자 수가 20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증가였다.
▲ 2015년, 난민을 환영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 (출처: 하인리히 뵐 재단) |
2017년부터 독일로 유입되는 난민 수는 계속해서 줄고 있지만, 난민 문제는 보수당인 기민당/기사당 연합에 큰 상처를 남겼다. 난민에게 국경을 열고 난 직후, 독일에서는 난민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메르켈 총리의 “우리는 할 수 있다”(Wir schaffen das)는 말과 함께 난민을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돕는 독일의 모습이 세계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별로 난민 수용소가 생기고 독일 사회 내에서 난민의 모습이 가시화되면서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메르켈 총리의 지지도는 떨어지기 시작했고,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은 난민에 대한 공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난민 정책에 대한 기민당/기사당 연합 내의 입장 차이도 컸다.
난민에게도 가족과 함께 있을 권리가 있다
2017년 연방의회 선거에서,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32.9%로 역대 최저 득표율을 기록했다. 독일을위한대안당은 12.6%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진출했다. 비록 기민당/기사당 연합이 제1당의 자리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과반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정당들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기민당/기사당 연합과 자유민주당(FDP), 녹색당이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지만 결국 결렬되었다. 그 이유는 난민 정책이었다.
쟁점이 되었던 것은 난민 수의 제한과, 난민 가족들의 추가수용 문제였다.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한 해 수용 가능한 난민 숫자를 2만명으로 제약할 것을 제안했다. 녹색당은 반대 입장에 있었지만, 결국 통일 이후 2만명 이상의 난민이 한 해 동안 유입된 적은 다섯 번밖에 없다며 제한에 어느 정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되었던 것은 난민 가족의 수용 여부였다.
유럽연합 내 난민은 가족들을 데리고 올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2015년 독일 정부가 난민에게 전격적으로 국경을 개방하면서, 전쟁과 같은 총체적 위험 상황 때문에 강제 송환이 금지되고 한시적으로 체류허가와 보호가 주어지는 난민에 대해서는 가족을 데리고 올 수 있는 권리를 2018년 8월까지 유예시켰다.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미였다. 기사당과 자유민주당은 가족을 데리고 올 수 있는 권리 유예를 연장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녹색당은 이를 강하게 거부했다.
협상에 참여했던 녹색당 정치인 유르겐 트리틴(Jürgen Trttin)은 가족을 데리고 올 수 있는 권리는 협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러한 권리를 유보하는 것은 비인간적인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문제가 녹색당의 마지노선이라고 밝혔다. 결국 자유민주당이 녹색당의 난민 정책에 반대하며 협상 결렬 선언을 했다.
▲ 2019년 ‘난민이 가족을 데리고 올 수 있는 권리’를 위한 베를린 시위. ©Christian Ditsch |
독일은 171일 동안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다가 2018년 3월 기민당/기사당 연합과 사민당의 연정을 출범시켰다. 메르켈 총리는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연설에서 2015년 난민에게 독일을 개방했던 자신의 결정이 독일 사회를 분열시켰다고 시인했다. 결국 메르켈 4기 정부는 한 해 난민 수용 가능 인원을 최대 22만명으로 제한하는 상한선을 마련했다.
하지만 그 후에도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지방 선거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반면 녹색당은 2018년 있었던 헤센과 바이에른 주 선거에서 처음으로 2위에 오르며 계속해서 상승세를 기록한다.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녹색당이 기민당과 기사당의 표를 많이 흡수했고, 난민 수용에 대한 녹색당의 적극적 입장도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 요인 중 하나다.
<짜이트>지의 2021년 연방의회 선거 정당별 정책 분석에 따르면, 녹색당은 2015년 이후 난민 수용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정당이다. 난민이 가족을 데려올 수 있는 권리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으며, 망명 심사에서 탈락한 난민을 출신 국가로 강제 송환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까다롭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전쟁 등의 위기가 있는 국가로의 강제 송환에는 반대한다.
하지만 녹색당은 국경에 대한 안보와 유럽 공동의 난민 수용에 정책에도 무게를 두며, 집권에 도전하는 정당으로서 독일 사회의 안정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 녹색당은 유럽연합 국가들이 난민을 수용하거나 난민을 위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해야 하며,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은 유럽 국경 밖에서 난민 신청을 받아 난민 수용을 희망하는 국가로 보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독일은 돌이킬 수 없는 이민자 국가
녹색당은 난민뿐 아니라, 독일로 오는 이민자에 대해 열린 입장을 유지해왔다. 2차세계대전에서 패배 이후 독일은 심각한 경제난과 인력난을 겪는다. 독일은 경제가 회복되면서 1955년부터 해외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모집하기 시작했다. 인근 국가인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1960년대 스페인, 그리스, 터키, 모로코, 포르투갈, 튀니지 등에서 노동자들이 유입됐다. 이들은 “초청노동자”(Gastarbeiter)라 불리며 일정한 계약 기간이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한시적인 고용 계약으로 주로 독일의 저숙련 업종에서 일했다.
한국도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3년부터 1977년까지 서독에 광부와 간호사로 각각 약 8천 명과 1만 명의 인력을 파견했다. 3년 계약 이후에도 절반 정도의 광부와 대부분의 간호사들은 계약 연장을 통해 계속 근무했다. 그런데 1977년 서독 정부가 의료 부분 종사자들의 건강보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비EU 국가 간호사들의 노동 연장을 해주지 않아, 한국 간호사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에 한국 여성들은 강제귀환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조직했고, 결국 장기체류 및 영주권을 취득하는 게 가능해졌다. 당시 서베를린에 조직된 녹색당(민주주의와 환경보호를 위한 대안 선거명단, AL, Alternative Liste für Demokratie und Umweltschutz)이 한국 여성들의 운동을 강력히 지지해주었다.
▲ 1966년 4월 29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어 수업을 받고 있는 한국 간호사들. (출처: picture alliance/dpa/UPI) |
당시 한국 여성들은 독일 시민사회 단체들과 시민들의 후원을 받아, 독일 정치인들을 초청해 이주 노동자와 체류권에 대한 심포지움를 개최했다. “독일 병원이 우리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에 왔다. 우리는 필요할 때 가져왔다가 필요 없으면 버리는 그런 상품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싶은 곳에서 살 것이고, 우리가 돌아가고 싶을 때 돌아가겠다”고 주장했다. 결국 “간호사로 근무한 지 5년이 지난 이들에게는 장기 체류 허가를 내주고, 7-8년이 지난 이들에게는 국적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1980년대 말까지 당시 집권정당이었던 기민/기사당은 혈통주의적 입장으로, 독일 국민의 권리와 외국인들의 권리를 차별화하고, 이들이 독일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을 어렵게 했다. 특히 독일에 더 남고 싶어하는 해외 노동자들이 영주권 혹은 시민권을 받아 정착하는 것과, 이들의 가족이 독일로 이민 오는 것에 대해 제한을 두었다. 그러나 녹색당은 “독일은 돌이킬 수 없는 이민국가이며, 헌법의 가치에 따라 오랫동안 이곳에 살아온 이주민들의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녹색당은 독일 내 장기간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과 이들의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한 외국인법 개정을 요구했다.
녹색당은 사민당과 협력하여 다중국적을 허용하고, 출생지에 따라 국적을 획득하도록 국적법을 개정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당시 보수 정치인들은 외국인들, 그중에서도 다수를 차지하는 터키인들이 독일 시민권을 가질 경우, 독일 사회에 극심한 혼란을 줄 것이며, 무슬림들에 의해 독일이 이슬람화될 것이며, 이것은 국내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0년 녹색당과 사민당의 연립정부는 새로운 국적법을 통과시켜 독일에서 외국인이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 독일에 거주해야 하는 기간을 15년에서 8년으로 줄였다. 또 영주권을 보유한 이민자 자녀의 경우, 독일에서 태어났다면 성인이 되기 전까지 이중국적을 갖게 했다.
▲ “당신의 예수는 유대인, 자동차는 일본산, 피자는 이태리, 민주주의는 그리스식, 커피는 브라질산, 휴가는 터키에서, 숫자는 아바리아, 글자는 라틴어. 당신의 이웃만 “외국인”인가?” 1993년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익명의 누군가가 만든 문구. 1970년대 독일 내 외국인은 약 400만 명, 통일 직후에는 약 500만 명이 넘었다. ©Stiftung Haus der Geschichte |
더 많은 이민자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2019년 기준 독일에 살고 있는 외국인 수는 1,012만명(전체 인구 중 12.4%)이고, 외국인을 포함해 이민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약 2,100만 명(전체 인구 중 26%)에 달한다. 외국인 인구가 전체 인구에 대비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베를린의 경우, 이민자 배경을 가진 사람들은 약 31%(외국인 인구 18%)가 넘는다. 독일에 거주하는 이주민들과 그 자녀들이 독일 사회에 잘 통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지금도 독일 정부와 시민사회의 숙제이다.
현재 독일 내 이민자들은 의료보험, 실업보험, 사회보조금, 연금, 자녀수당과 같은 사회복지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독일 사회에 깔려있는 인종차별 및 극우주의 등으로 동등한 권리와 대우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방차별금지청에 따르면, 이민배경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주택시장에서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와 교육 시스템뿐만 아니라 경찰이나 사법부에 의해서도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녹색당은 외국인 이민자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고 있는 정당 중 하나다. 현 연방의원 709명 중 58명이 이민자 배경을 갖고 있는데, 이중 녹색당 출신이 10명으로 좌파당(13명) 다음으로 비율이 높다. *독일 연방의회 각 정당별 이민자 배경 의원 비율(이민자 배경 의원 수/총 의원수): 좌파당 18.8%(13/69), 녹색당 14.9%(10/67), 사민당 9.8%(15/153), 자민당 6.3%(5/70), 기민/기사련 2.9%(7/246).
직전 녹색당의 당대표를 역임한 쳄 외츠데미어(Cem Özdemir), 카난 바이람(Canan Bayram) 등이 대표적인 터키계 녹색당 연방의원이다. 24살부터 연방의원으로 활동중인 아그네츠카 부르거(Agnieszka Brugger)는 폴란드 출신이다.
베를린의 경우, 이민자 배경의 시의원 비율은 녹색당이 가장 높다. 총 160명의 시의원 중 15명이 이민자 배경을 갖고 있으며, 이 중 녹색당이 18.5%를 차지한다. 현 베를린 부시장인 로마나 폽(Ramona Pop)은 루마니아 출신이며, 시의원 베네딕트 룩스(Benedikt Lux)는 어머니가 파독 간호사다. *베를린 시의회 각 정당별 이민자 배경 의원 비율(이민자 배경 의원 수/총 의원수): 녹색당(5/27), 사민당 18.4%(7/38), 독일을위한대안당 4.0%(1/25), 좌파당 3.7%(1/27), 기민당 3.2%(1/31), 자민당 0%(0/12)
▲ 독일 최초/최연소 아프리카계 독일인 주의회 부의장인 아미나타 투레. (출처: 아미나타 투레 트위터) |
독일 최초이자 최연소 아프리카 출신 주의회 부의장이 된 녹색당의 아미나타 투레(Aminata Touré)의 부모는 1992년 말리에서 독일로 망명했다. 그해 슐레비히 홀슈타인주 노이뮌스터에서 태어난 투레 부의장은 5살까지 난민 숙소에서 생활했다. 2012년 킬 지역 청년녹색당에서 활동을 시작한 투레는 2013년 킬 청년녹색당 대변인이 된다.
2016년 슐레비히 홀슈타인 녹색당 운영진에 선출된 그는 2017년 주의회 선거에 출마한다. 사실 이때 선거에 당선되지 않았지만, 주 재무부 장관에 선출된 같은 당 모니카 하이놀트가 의원직을 포기하면서 주의회 의원이 된다. 이후 투레는 주의회에서 이주 및 망명, 반인종주의, 여성과 평등, 퀴어정치, 종교, 재난 통제 및 구조 분야 원내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주의회 부의장으로 역임 중이다.
2013년 반난민, 반외국인 정책을 내세우며 창당한 독일을위한대안당(AfD)에 대항해 녹색당은 더욱 강력히 인도주의적 이민정책과 난민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터키 출신인 카난 바이람 의원은 2019년 9월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독일을위한대안당 의원들을 향해 “당신들은 법치국가인 독일의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이민자 혹은 이민자 배경을 갖은 우리 아이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난한 바 있다.
극우정당에 대항할 뿐만 아니라, 독일 인구 중 외국인 포함 이민 배경을 갖고 있는 시민들 26%를 대변하기 위해 녹색당이 나아가야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출신과 배경에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녹색당은 이민자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당내 주요 요직을 담당하고,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필자 소개] 손어진. 정치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독일/유럽연합의 R&D 정책분석을 하고 독일 녹색당 싱크탱크인 하인리히 뵐 재단 자료도 번역한다. 독일 녹색당의 정치적 역동을 경험하고 싶어 독일에 왔다. 움벨트(Umwelt) 모임 소속으로, 베를린의 녹색정치와 환경, 여성, 이민자 영역에서 다양한 만남을 통해 존재의 확장을 경험 중이다.
[필자 소개] 김인건. 대안학교에서 철학 교사를 하다가 독일로 유학,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정치적 평등을 주제로 석사를 마치고 여행가이드를 하며 통번역, 독일 소식을 한국 언론에 소개하는 일을 해왔다. 환경과 지속가능한 삶에 관심을 둔 사람들과 움벨트(Umwelt)라는 연구모임을 만들어 번역을 하고 글을 쓴다. 역사 속 사회의 변화 과정과 이를 해석하는 이론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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