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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보낸 ‘재난경보 문자’들
<코로나 시대 살아내기> 탈가정 청소년 성소수자들과 함께한 2020년
※ 코로나 시대를 ‘살아내고’ 있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지금 그리고 코로나 이후, 이들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길 바라며 기획하였습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 활동가 아델 이야기
새해가 되어 야심차게 새로운 다이어리를 폈지만 아직 특별히 간 곳도, 만난 사람도 없기에 딱히 쓸 말을 찾지 못하는 1월이 지나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어 몇 주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갑자기 아무 데도 안 나가는 사람과 하루종일 함께 있게 된 고양이님은 어쩐지 피곤해하는 것 같다. ‘줌’이라는 화상채팅 프로그램을 처음 다운받을 때 느꼈던 생소함과 낯섦은, 원격으로 신년모임을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각자의 집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회의하고 있는 띵동 활동가들 (copyright 띵동)
청소년 성소수자를 상담, 지원하는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이하 ‘띵동’)에서 상근활동가로 활동한 지 올해로 4년 차.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고민과 위기 상황들은 접할 때마다 비슷한 듯 다르고 하나 같이 대처하기 어려운 것들이어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원 방법을 찾는 일은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을 것만 같다.
하지만 당장 이 세상의 혐오와 차별을 없애줄 수는 없을지라도, 청소년 성소수자들과 함께 모여 떡볶이와 간식을 나눠먹으며 왁자지껄하게 수다를 떨고 있자면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 활동가로서의 삶에 반짝, 하고 힘이 돋기도 했다. 작년 봄 무렵도 한 해 동안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어떻게 더 많이, 자주 만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프로그램 준비에 한창이었던 시기로 기억한다. 어느 날 띵동 센터에 울리기 시작한 어떤 ‘재난경보 문자’들을 읽기 전까지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띵동’에 울린 재난경보 문자들
3월 중 어느 날, 나와 오래 만나 온 탈가정 청소년 A가 황급히 연락해 왔다. 갑자기 일하던 식당에서 무급휴가를 요청받았다는 것이었다. 당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퍼지고 있었고, 동시에 대유행을 막기 위한 외출 자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식당 등 많은 영업장들이 임시휴업이나 축소 운영을 시작했다. 출퇴근 길에 띵동센터 근처 식당가가 유난히 고요하다는 걸 느끼기는 했지만, 연일 텅 빈 길거리를 보도하는 뉴스들에 조금씩 심각성을 깨닫긴 했지만, 매출이 급감한 영업장에서 가장 먼저 ‘휴가’를 ‘권유’받는 것이 띵동 내담자일 줄이야.
A가 무급휴가를 요청받고 가장 크게 걱정했던 문제는 당장의 근무 일수가 줄어들면, 최저시급으로 꼬박 한 달을 일해야 그나마 유지할 수 있었던 그이의 방 한 칸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 방 한 칸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십수 년의 인생 전반에 걸쳐 폭력과 방임을 경험하다가 ‘살기 위해’ 맨몸으로 집을 나왔던 그이가 처음으로 숨 쉴 수 있던 아주 중요한 공간이었다.
탈가정 초기부터 A의 자립 과정을 지켜봐 왔던 나에게도 A의 원룸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A가 겨우 구한 돈으로 처음 월세집을 구하려 할 때 중개업자로부터 소개받았던 열악한 상태의 집들을 함께 둘러봤고, A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받아든 임대차 계약서의 낯섦을 함께 느꼈고, 법적 미성년이라는 이유로 A가 임대차 계약을 거절당하는 것을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A는 법적 성인인 지인의 명의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 보증금과 매 달의 월세를 지불하고도, 좁은 공간을 살뜰히 자기만의 방으로 채워나가면서도 계약상 주체는 될 수 없었던 A였지만,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두 발을 쭉 펴고 숨 쉴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녹록지 않은 자립생활을 이어나가면서, 투잡을 뛰고 주말엔 데이트도 해야 해서 너무 바쁘다는 A가, 한 번씩 김치볶음밥을 먹으러 띵동에 올 때 보여주는 표정과 행동이 눈에 띄게 편안해지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 A였다. 그동안 지원자로서 머쓱해질 정도로 혼자서도 척척 잘 해내던 그이의 당황함이 느껴지자, 나의 마음도 덜컥 내려앉았다. 하지만 자원활동 기간까지 포함해 n년차 띵동 활동가로서 몸이 먼저 움직였던 나는 A의 당황한 마음을 도닥이고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는 메시지를 적고 있었다. 아직 다른 띵동 활동가들에게 A의 상황을 공유하기도 전이었다.
그때 약속이나 한 듯 서로 다른 여러 명의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띵동에 카톡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띵동, 저 다음 주부터 2주간 알바 나오지 말래요’, ‘안녕하세요, 탈가정 청소년 성소수자인데요. 재난지원금을 제가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당장 들어갈 수 있는 쉼터가 없어서요’…
띵동이 청소년 성소수자들과 만나는 상담 채널,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copyright 띵동)
시도 때도 없이 울려 더 이상 처음과 같은 경각심을 느끼기 어려웠던 재난경보와 달리,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메시지는 그야말로 띵동 활동가들에게 엄청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내가 띵동 사무국 채팅창에 A의 상황을 공유하자, 저쪽에 앉은 상훈 활동가가 방금 도착한 아주 비슷한 내용의 B의 카톡 내용을 읽어주었고, 전화 상담을 마치고 돌아온 지희 활동가는 몇 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모집 공고 자체가 없어 막막함을 느끼고 있는 탈가정 청소년 C와 한 시간 동안 함께 막막함을 느끼느라 완전히 지쳐있었다.
띵동의 카카오톡 상담 채널에는 매일 많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상담 요청 메시지가 도착하고, 그 중엔 탈가정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도움 요청 역시 꾸준히 접수되지만, 이렇게 같은 시기에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메시지가 도착한 것은 띵동 개소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20년 띵동의 상담 주제: 갈 곳이 없어요
메시지를 보내온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위축된 사회 분위기와 중단된 사회복지 서비스로 인해 당장의 생존에 막막함을 느끼고 있었다. 혐오발언 피해와 성소수자 차별, 학교 안 갈등/폭력 문제도 두드러졌다. 특히 작년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성소수자 혐오성 언론 보도가 한동안 계속되었고, 당시 띵동과 만나고 있는 이들 대부분이 성소수자 혐오발언 피해를 호소했다.
이들이 성소수자 혐오발언을 접한 곳은 너무나 다양한 공간들이었다. 집, 학교, 쉼터, 뉴스 기사, SNS까지. 가정폭력으로 탈가정 한 이가 쉼터에 입소했는데, 쉼터의 또래 청소년들이 뉴스 기사를 접하고 성소수자 혐오발언을 했고 그것에 대해 반박했다가는 자신의 정체성이 밝혀져 쉼터에서 나가야 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는 이야기는, 청소년 성소수자가 이 사회의 테두리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이들이 경험하는 복합적인 차별과 열악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만들었다. 나 또한 식당에 들어갔을 때 TV나 옆자리에서 ‘이태원’ 소리만 들려도 철렁하곤 했는데 일상에서 혐오를 마주하는 청소년들은 어땠을지,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무거웠던 시기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안전한 집’에 머물러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가 계속되지만, 어떤 이들에게 집은 안전하지 않다. 이 시기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가정폭력과 차별, 괴롭힘의 위험에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고(ILGA ASIA, 2020), 쉼터 또한 신규 입소를 받지 않거나 인원을 축소하고 있어 위험에 처해 있어도 당장 갈 곳이 없는 난처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자립해 살고 있는 탈가정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앞서 소개한 사례처럼 일자리를 잃기도 하고, 성인 세대주 중심의 코로나19 재난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생존의 위기를 겪는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처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은 사실 이들을 매일 만나고 있는 띵동 활동가들조차 미처 예상하거나 대비하지 못했던 것이기도 했다. 당장 월세를 마련하기 어려워진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어느 정도 자립하고 있었던 A마저 이런 막막함을 느끼고 있는데 다른 이들은, 아직 띵동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띵동 활동가 모두의 마음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탈가정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소화전 긴급 모금’
코로나19 이전부터 띵동에서는 탈가정 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위해,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을 담은 ‘레인보우 키트’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사실 탈가정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정말 더 절실한 것은 돈일 때가 많다. 거리에서 잠을 자지 않아도 되는 월세, 아르바이트를 찾거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 등 지지기반과 연결되어 있게 해주는 휴대폰 요금, 그리고 교통비까지. 이처럼 생활에 필수적인 비용들은 레인보우 키트로는 해결할 수 없기에, 탈가정 청소년들은 레인보우 키트로 생필품 구입 비용을 아끼고 아르바이트 월급을 생활비로 계획해 자립생활을 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띵동 활동가들은 접수된 탈가정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상담 사례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사회보장제도에서 배제되는 문제점을 확인했다. 띵동이 혼자 해결할 순 없지만, 우리가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도 탈가정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상황을 알아주지 않을 것 같았다.
2020년도 하반기, 위기X위기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을 위해 진행된 소화전 긴급 모금 (copyright 띵동, 디자인 참깨)
활동가들이 머리를 한데 모은 결과로, 긴급 모금을 통해 긴급 생계비 지원을 시도하기로 했다. 일명 ‘소화전 모금’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겪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어려움을 더 널리 알리고, 띵동의 예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긴급지원비를 마련하는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과 사회 분위기의 위축은 청소년 성소수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시기에 긴급 모금을 시도한다는 것이 주저되기도 하고 그 결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감사하게도, 활동가들 모두가 놀랄 정도로 많은 분들이 단기간에 마음을 모아주셨다. 기부금의 액수만큼이나 놀라운 것은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고, 외롭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 시기를 꼭 잘 지나 보자는 수많은 따뜻한 응원의 말들이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향하는 응원들을 읽으며 나와 띵동 활동가들의 마음도 녹아내렸다. 청소년들이 처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실 활동가들도 크게 긴장하고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아차렸다.
그리고 시작된 탈가정 청소년 성소수자 긴급 생계비 지원. 월 20만 원씩 최대 3개월 간 한시적인 생계비 지원이 이루어졌다.(2020년 4월~6월) 3개월의 지원 이후에는 지원받은 이들과 함께 코로나19 시대의 탈가정 청소년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청소년들은 ‘먹고 싶은 것을 돈이 없어서 참아야 하고, 돈이 없으니까 사람을 못 만나게 되었던’ 마음에 대해, 월세를 내기 위해 ‘준비하던 검정고시를 포기하고, 알바를 투잡으로 늘려야 했던’ 상황에 대해, ‘(법적 미성년자여서, 가정폭력 가해자가 주소를 알고 찾아올까 봐) 전입신고를 하지 못해서 서울시의 어떤 복지 혜택도 받을 수 없어 부당하다 느낀’ 순간에 대해 경험을 나누어주었다.
해를 넘긴 지금, A를 비롯해 띵동에 재난경보 문자를 울렸던 탈가정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그 사이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찾거나, 청소년 자립지원관의 자립지원에 선정되는 등 나답게 살기 위한 삶의 여정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한시적이고 부족한 지원이었지만, 연결된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이 가닿아 모두가 추운 겨울을 버텨낼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본다.
팬데믹 시기에 혼자 고립되는 이가 없기를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잠잠해질 줄 알았던 전염병 확산은 예상과 달리 오히려 더 본격화되었고,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제각각 띵동에 울리는 긴급재난경보 역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언제 끝날지, 또 다른 재난 상황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지금,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안전망을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지 여전히 고민이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기다리는 띵동 ‘오픈홀’의 상어들 (copyright 띵동)
사실 띵동 센터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편하게 찾아와 안전하고 즐겁게 머무르다 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띵동에서 ‘오픈홀’이라고 불리는 이 공간엔 항상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제각각의 모습으로 눕고 앉아 쉬고 있었는데, 2020년에는 그런 오픈홀의 모습을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
하루종일 요청이 있으면 부족한 실력으로 김볶이며 파스타, 떡볶이 등 각종 요리를 만들어 내던 띵동의 주방도 한동안 폐업상태다. 아직은 부족한 여건으로, 충분한 쉼의 터전과 영양가 있는 다양한 음식을 제공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이런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환대받는 경험’을 주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 이후로, 띵동에서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홀로 고립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전처럼 오픈홀 운영을 계속할 수도 없다. 오픈홀에 방문했던 청소년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그이의 이동경로를 조사할 때 띵동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괜찮을까? 그로 인해 아우팅이나 더 큰 혐오폭력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띵동에도 오지 못하고 혼자 이 시기를 버티도록 하는 것이 맞을까? 나뿐만 아니라 모든 띵동 활동가들의 마음은 여전히 개운하지 않다. 청소년 성소수자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띵동에 오는 것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알려지더라도 배제되거나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되는 것이 우선임을 코로나19라는 재난 앞에서 다시 한번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다른 방식으로 더 잘 만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했다. 기존에 방문으로 상담을 하고 있던 청소년들과는 화상전화를 통해 얼굴을 보고 안부를 확인한다. 평소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의 전문적인 도구들을 모두 띵동에 들고 올 수 없었던 한 트랜스여성 청소년은 화상전화로 자신의 메이크업 전 과정을 생중계해 주었다. 갑자기 시도하게 된 화상상담이었지만, 덕분에 장차 전 세계적 인플루언서가 되길 꿈꾸는 그의 변신 과정을 가장 먼저 구독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린 것이다.
대표적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이었던 ‘띵동포차’를 대신해 만남 없이 만나기 위한 고민부터, 작년 봄처럼 이미 위기 상황에서 또 다른 위기를 마주한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 지원 예산을 마련하려는 시도도 해보았고(소화전 모금), 탈가정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놓인 차별적인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한 연구조사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홈프라이드홈).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은 춥고 지난한 때에 기댈 수 있는, 우리를 지탱하는 무언가가 되어 주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함께 살아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새로 시작된 한 해에는 더 따뜻한 지지와 환대를, 더 촘촘하고 튼튼한 연결망을 그려본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이 글에 등장하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사례는 상담 내용 보호를 위해 여러 사례를 결합하거나 일부 각색하였고, 당사자의 인터뷰 내용은 활용 동의를 받았습니다. 이 글에 실린 청소년 성소수자의 사례를 인용하려면, 반드시 사전에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에 인용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송지은: 변호사였다가, 어느새 띵동의 상담지원팀장이 되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누구도 서럽지 않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 띵동 샘들과 회식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
아델(정용림): 띵동에서 2015년부터 자원활동을, 2018년부터 상근활동을 해오고 있다. 여행 가는 것, 술 마시는 것,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최근 1년은 취미생활이 녹록지 않다. 요즘엔 난방텐트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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