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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더 가까이 들어온 지역촛불 
 
지난 해 5월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은 한국사회를 상징하는 모습이 됐다. 이후 우리는 ‘촛불’이라는 말에 더 많은 의미를 담게 되었고, 촛불이 만들어가는 변화에 대해 기대했다. 그것이 눈에 띄는 변화이건, 가려져 있거나 잠재되어 있는 것이건 간에.
 
“정치색이 달라도 촛불은 함께한다.”
 

지역 곳곳에서 촛불은 계속 타오르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고덕동 이마트 앞에서 만난 촛불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지난해 5월 서울 한복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후로 인터넷카페 ‘강동촛불’을 중심으로 계속적으로 만나면서 지역자치를 일구어가고 있었다.
 
‘강동촛불’ 회원들에겐 1년 전 촛불집회가 과거형이 아니다. “아이들이 먼저 들어준 촛불”에 화답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촛불을 들었다”는 ‘함께살자’(35세 여성)님은 “촛불은 여전히 현재형”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30대 중반의, 아이디가 ‘수영맘’인 여성은 “마음 속 촛불들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 모든 촛불들이 다 우리의 희망이자 힘이라고 말했다.
 
강동지역의 촛불모임은 작년 8월경부터 시작되어 매주 지역곳곳에서 불을 밝혀왔다. 촛불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언론악법과 의료민영화 저지, 일제고사 반대운동, 용산참사 희생자 추모집회에도 함께하고, 뉴타운 세입자 권리찾기 강연회와 일제고사반대 시민프로그램 등 타 지역행사들에도 참여했다.
 
또한 회원들끼리 산행도 함께하고, 영화도 같이 보고, 공부도 하고, 제철농산물 공동구매 하면서, 정보를 교류한다. 촛불을 함께 들었던 경험과 지역 주민이라는 정체성이 모일 수 있는 근거이다. 매주 촛불모임을 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너나 할 것 없이 “일주일에 두세 번 만난다”고 웃으며 답했다.
 
‘함께살자’님은 “하나라도 아쉬운 것이 촛불”이라며, “각자 정치색이 달라도 촛불은 함께한다”고 말했다. “이념으로만 만나면 작은 차이에도 갈라서게 되지만, 매주 촛불을 들고 대화를 통해 마음으로 만난 사람들이기에 서로 다른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계속 연대해나간다”는 설명이다.
 
참여하면 달라진다…풀뿌리 자치의 힘 키워
 

정치가 곧 삶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역토박이들이 드는 촛불은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참여하기에 보다 쉽다. ‘유모차부대’로 불렸던 바로 그 일원, ‘수영맘’님은 지금도 딸과 함께 매주 촛불을 들고 나온다. “생업과 육아를 함께 하는 입장에서, 모임장소가 집과 가까우니 참여하기 좋다”며, “정치가 곧 삶이며 생활이란 걸 절실히 느꼈기에 현안들을 계속 알고 싶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강동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계속 타오르고 있는 촛불들은 “(정치인을) 뽑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참여해야만 달라질 수 있다”고 시민들에게 끊임없이 호소하며,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지역사회의 현안을 해결해나가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정부는 촛불이 보여준 민심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시민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탄압해왔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도 지역 곳곳에서 매주 타오르는 촛불들은 “아직 촛불을 끌 때가 아니”며, 풀뿌리 자치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살만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힘찬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조이여울 기자 여성주의 저널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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