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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양한 연극인들이 모여 “I’m a Feminist!”

올해 3회를 맞이한 <페미니즘 연극제>를 만든 사람들


연극계는 미투(#MeToo) 운동 이후, 연극인들의 변화를 향한 갈망과 행동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미투 이후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이 꾸려져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으며, 안전한 작업환경을 위해 함께 규약을 만드는 워크숍도 진행했다.(관련기사: “‘우리 극장에서 성폭력은 안 돼’…공연예술인들의 약속”, 일다 2019년 2월 18일자  “‘성/폭력 예방규약은 창작을 방해하지 않는다’”, 일다 2019년 2월 20일자)


그리고 2018년 시작된 페미니즘 연극제도 있다. 올해 벌써 3회째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3’이라는 숫자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더구나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에게 유독 가혹한 코로나19 시대 속에서 맞이한 3회라니 말이다.


제3회 페미니즘 연극제의 시작을 알린 첫 공연 극장 세팅이 들어간 탓에 아침부터 정신이 없었다는 나희경 PD와 장지영 드라마터그는 맞춰 입은 페미니즘 연극제 티셔츠로 둘의 호흡을 뽐냈다.


1회를 시작할 때부터 “난 3회까지만 하겠다”라고 선언했던 나희경 PD와, 페미니즘 연극제를 함께 만들어 오고 있는 장지영 드라마터그를 만나 연극제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리고 앞으로의 페미니즘 연극제의 운명(?!)을 쥐고 있는 나PD의 선언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관한 대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작품을 보는 시선’이 비슷한 게 팀워크의 비결


1인 기획자로, 페미씨어터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나희경 PD가 연극을 만나게 된 계기는 ‘우연’이었다. 대학에서 방송영상을 전공한 그는 처음에 영화동아리에 들어가려고 했다고 한다. “영화동아리에 갔는데 너무 각 잡는 거 같고 분위기가 좀 그런 거예요. 그래서 그 옆에 옆에 있던 연극동아리에 가게 되었죠.(웃음) 그런데 또 하니까 재미있더라고요.”


그렇게 연극과 인연이 생긴 나PD는 졸업 이후 연극 기획 일을 시작했다. 오픈런을 하는 상업연극을 만드는 제작사에서 일했지만, 고된 업무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연극과는 결이 다른 연극’을 위해 일한다는 점이 그를 힘들게 했다. 결국 ‘연극을 안 하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그만뒀다.


하지만 “3개월 정도 쉬니까 마음이 조급해지더라”며, 국공립극장의 티켓매니저로 일하면서 다시 연극판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1년 반 정도 일하다 보니 “1인 기획자로 일할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나PD는 연극 기획자로 본격적인 일을 시작했다.


제3회 페미니즘 연극제 포스터와 소개. https://sites.google.com/view/femitheatre


<제3회 페미니즘 연극제>

주제: I AM A FEMINIST

기간: 2020년 6월 26일(금) - 2020년 8월 2일(일)

장소: 1M SPACE 

주최: 페미씨어터

주관: 수수파보리, 상상공터, 엘리펀트룸, 바람컴퍼니, 윤상은, 이산, 메두사, 사거리가 되어라

협력: 신촌문화발전소, 퍼플레이, 플레이포라이프

후원: 재단법인 한국여성재단

문의: 010-2069-7202 https://sites.google.com/view/femitheatre


장지영 드라마터그도 처음부터 연극을 한 건 아니었다. 그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하지만 졸업하고 막상 영화 일을 시작해 보니 자신과 맞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다른 길을 찾아보자 싶어 대학원에 들어가 희곡을 전공하게 되면서, 연극이라는 세계에 조금씩 스며들게 된다.


“이오진 작가(연극 <개인의 책임>, <피어리스-더 하이스쿨 맥베스>, <김이박이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김이박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등에 참여)랑 친하거든요. 이오진 작가가 자기 작품에 대해서 물어보면 같이 이야기하고, 작업도 조금씩 도와주고 하면서 연극인들도 알게 되었고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이렇게 된 것 같아요.(웃음)”


나희경 PD와 장지영 드라마터그가 만나게 된 인연도 이오진 작가의 작품 <개인의 책임>(2017년)을 통해서였다. 이제 4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에게 “그만큼 둘의 호흡이 잘 맞기 때문 아니냐?” 질문하자, 사실 이렇게 일을 계속해오는 게 신기할 정도로 “성격도, 생활패턴도 완전히 다르다”고 고백했다. 다만 “작품을 보는 시선, 어떤 작품을 보면서 ‘이건 좀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잘 맞다”며 팀워크 비결을 털어놨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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