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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플랫폼에서 ‘안전’을 이야기할 때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교육” 국제심포지엄 열려


6일 사법부가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자였던 손정우에 대한 미국 송환 불허를 결정한 후, 국내외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법부도_공범이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이번 판결을 진행한 강영수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을 박탈하라는 국민청원 서명이 44만명을 돌파했고, 사회 각계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외침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7월 8일 한국양성평등진흥원이 주최한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교육” 온라인 국제심포지엄에서, 시드설 커스틴 하더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사회학과 연구원의 발표 자료 중.


사실 많은 부분이 바뀌어야 할 때다. 여전히 디지털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법부와 검경찰의 태도도 바뀌어야 하고, 미성년자 성착취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져야 하며, 터무니 없이 낮은 처벌 형량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교육’이다.


바나나에 콘돔을 씌우는 성교육이 학부모들로부터 ‘문제적’이라고 지적받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디지털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과연 어떤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이 많아지는 이때,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주최로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교육”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PC통신 시절부터 ‘여성혐오’ 일상화, 디지털 성범죄의 토양


지금 청소년 세대를 디지털 문화에 매우 친근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 칭한다. 김수아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이 세대가 “다양한 미디어를 동시에 활용하며 미디어의 생산과 유통 과정에도 개입하는 주체”이면서 한편으로 “자신이 속한 집단의 규범이나 정체성을 좀 더 극화하여 지각하고 동조하는 집단 극화 현상”을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와 같은 추천 알고리즘 기반의 플랫폼을 이용하다 보니, 자신이 이미 동의하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접하게 됨으로써 취향과 정치적 성향이 강화된다”는 것.


때문에 김수아 교수는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 사이버상에서 특정인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동 또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며 반(反)페미니즘 정서가 중요한 문화적 양상으로 나타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PC 통신 초기(1990년대)부터 여성 이용자에 대해 언어 성희롱을 하고 배척했던 역사가 있으며, 군가산점 제도 위헌 판결(1999년)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여성혐오 표현이 일상화되었다”고 분석했다.


김수아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여성학협동과정 교수 발표자료 중.


“여성들은 이 남성들의 성희롱과 여성혐오적 표현을 피해 회원제를 통해 ‘안전한 공간’을 구축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오히려 오픈된 온라인 공간은 남성 다수의 공간처럼 보이는 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남성 중심의 온라인 공간에서 ‘여성혐오’ 정서가 유머로 소비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디씨인사이드(국내 대형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아침에 ‘오늘 하루도 잘 보내시라’는 안부인사를 하는 글에 전혀 상관 없는 여성의 사진을 올리는 일들이 있었다. 여성의 비키니 사진 등 신체가 드러나는 사진을 올리며 아무렇지 않게 여성 신체를 대상화하는 문화가 생긴 거다.”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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