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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식량위기…농업 안에 미래가 있다

전여농 20주년 기념 국제토론회 촬영:윤정은

“산업화는 기후변화를 가져왔다. 농토가 파괴되고 있고 농작물의 다양성이 저하되고 있다. 프랑스 다국적회사가 동남아시아 농촌지역에 GMO작물을 가져왔다. 땅을 황폐화시키고 종자의 다양성을 저하시킨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농촌사람들은 도시로 이주노동을 하고, 생계유지를 위해 여자아이들이 성매매에 유입되고 있다.”
(산타 마나비 Santa Manavi/네팔)
 
“자본가들은 식량을 가져다가 권력화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기술이 무조건 좋다고 인식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에너지에 의존하는 농업에 중독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지역사회에 조래한 것은 환경오염과 공동체 파괴이며, 암을 유발하고 지구온난화를 가져왔다. 또한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다.”
(카렌 Carren/캐나다)

 

전세계 여성농민 ‘소규모 농업이 지구를 살릴 것’

 
세계각국의 여성농민들이 인류가 현재 공통적으로 앓고 있는 문제인 기후변화와 생태계파괴, 먹거리안전과 빈부의 격차, 그리고 인간 소외에 대해 고발하고, 이를 극복할 ‘대안이 여성농민에게 있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과 전여농 전남연합 20주년을 맞아 지난 5일 전남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토론회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농민, 새로운 사회 변화의 씨앗이 되다!”라는 주제로 광주에 모인 여성들은 국제적인 소농조직 비아깜페시나(La Via Campesina) 회원들이다. 세계농민들의 연대인 비아깜페시나는 70여 개국 180개 조직이 참여하고 있다. 전세계 9개 지역에서 각각 2인씩의 조정위원을 두고 있는데, 둘 중 한 명 이상은 ‘여성’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번 국제토론회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곽정숙 의원실, 전국여성연대, 비아깜페시나가 공동 주최했다.

지난 해 10월 모잠비크 마톨라에서 열린 제3회 비아깜페시나 여성국제회의에 참여한 140명의 여성농민들은 “신자유주의 체제는 상태가 나쁘다”고 진단했다.
 
“막대한 돈이 위기를 해결하고 금융기관을 도와주기 위해 사용되었지만, 그러나 누가 기후변화를 되돌리기 위한 책임을 질 것인가? 누가 천연자원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돈을 투자할 것인가? 자연재해가 도처에 나타나고 있다. 아이티에서의 홍수, 남아프리카에서의 가뭄, 여성들과 가난한 이들이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기후변화는 많은 수의 동물들의 멸종과 생물다양성의 훼손을 촉진했다.” (제3회 비아깜페시나 여성국제회의 보고서)
 
참가자들은 “소규모 농업이 지구를 다시 차갑게 할 수 있다. 여성농민들이 기후변화 해결방법을 가지고 있다”며, 그 대안은 “자유무역의 농업모델을 극복하기 위해 식량주권정책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농업에 활력을 주어야 한다. 젊은이들이 농업 안에 미래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농민의 경제적 독립을 위해 연대하자”
 
3월, 광주에서 다시 모인 비아깜페시나 회원들은 각 지역을 대표해서 여성농민들이 처한 현실을 공유하고, 대안사회를 위해 ‘세계관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북미지역 대표로 참가한 카렌(Carren, 캐나다)씨는 “성공의 잣대가 부와 권력을 축적하는 것이 되고, 타인을 이용하는 문화가 만연하다.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힘을 얻고 부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서구사회 성공모델에 속지 말라고, NO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사랑과 자존감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윤금순 비아깜페시나 조정위원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이윤만을 위한 사유화와 시장중심의 경쟁의 논리는 씨 뿌리고 가꾸고 거두어 함께 나누는 여성농민적 시각에서 극복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주의적 농업과 공동체적인 대안사회 모델을 만들고 확산”하자고 제안했다.
 

여성농민이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경제적 독립”을 위해 연대하자고 결의했다.

특히 각국 여성들이 대안사회를 만들기 위한 씨앗으로 제시한 것은 여성농민이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 농업의 주인으로 설 수 있는 “경제적 독립”이다.
 
“성별 노동분업을 통해서 여성은 남편도 돌보고, 양육도 맡고, 가사일도 전담한다. 일은 끝이 없지만 노동이라고 인정받지도 못한다. 농지는 공동소유여야 하지만 대부분 남자의 것이 된다. 여성농민은 같은 일을 해도 남성의 1/3밖에 돈을 받지 못한다.” (리안치아 Leonsia/온두라스)
 
‘여성농민은 남성농민보다 더 많은 일을 하면서도 경제적인 권리는 갖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전세계 공통적인 현실로 보고됐다. 비아깜페시나 여성농민들은 성폭력과 가정폭력, 성매매와 같은 여성에 대한 학대가 일어나는 주요한 원인도 ‘여성이 경제적으로 독립해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노동은 같이 하지만 보상은 남성만 받게 되는 환경 속에서, 여성들의 자존감은 상실되어 간다. 여성농민들은 경제적 독립을 위해 연대해야 한다.”(리디아 Lidia/스페인)

“구타, 자살, 강제결혼, 할례…. 여성에 대한 폭력이 공적인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여성에게 의사결정권을 주고, 문제해결능력을 주어야 한다.”(파띠마뚜 Fatimatou/니제르)

“비아깜페시나는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 가난한 여성을 위해 싸우며, 새로운 세계를 꿈꾼다.”(산타 마나비 Santa Manavi/네팔) 조이여울 기자일다는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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