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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을 위한 고발글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 올라
 
국내의 중요한 환경정보를 제공해오던 블로그 게시물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영구 삭제’ 제재를 받을 위험에 처했다.
 

시멘트공장이 일본수입 석탄재를 뒷산 야적, 침출수 발생 ©최병성

대상이 된 블로그는 “최병성의 생명편지”. 웬만한 언론에서도 취재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파괴 현장들을 포착해 고발하고, 국민 건강권과 관련해 꼭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해온 블로그이다. 때문에 게시물의 조회자가 수십만 명을 훌쩍 넘기는 게 예사일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최병성의 생명편지” 블로그는 특히 국내 시멘트공장들이 산업폐기물들을 무분별하게 써와서, 시멘트에 다량의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알리고, 몇몇 시멘트공장들이 일본으로부터 쓰레기 처리비를 받고 유해쓰레기를 수입하는 현장을 고발하는 등 ‘쓰레기시멘트’ 문제를 줄기차게 제기해왔다.
 
그런데 현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블로그에 게시된 내용으로 인해 한국양회공업협회(국내 시멘트제조회사로 구성된 사업자단체)가 명예를 훼손당했는지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최근 양회협회가 이 블로그의 게시물 중 “쓰레기시멘트”, “발암시멘트”, “시멘트 제조회사 및 환경부가 일본으로부터 쓰레기를 수입하여 시멘트를 만들고 있다”는 등의 내용으로 인해 명예훼손 및 막대한 경제적, 정신적, 사회적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해당 게시물들을 ‘영구 삭제’할 수 있도록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한 것이다.
 
양회협회 ‘막대한 피해 입었다’…게시물 영구삭제 요구
 
이에 대해 최병성씨는 “쓰레기시멘트, 발암시멘트 등의 표현은 과장된 표현도 아니며, 이미 많은 언론에서 국내 시멘트의 심각한 유해성을 지적하기 위해 사용해온 용어”라고 반박하면서, 이미 수십 건이 넘는 언론기사들이 헤드라인에서부터 ‘쓰레기시멘트, 발암시멘트, 아토피 유발 시멘트’라는 표현들을 쓰고 있다고 열거했다.
 
실제로 최병성씨가 제공한 엄청난 정보와 근거자료를 인용하거나 제공받아 수많은 언론과 방송사에서 ‘쓰레기시멘트’ 문제를 우리사회에 공론화했다.
 
또한 최씨가 지난 4년간 홀로 고군분투하며 수집해온 전문적인 자료와 정보, 조사결과를 토대로 지난 2년간 국정감사에서 환경부를 상대로 시멘트 안전성을 보장할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하는 등 진척이 있었다.
 
최병성씨는 지난 국정감사 때 박준선(한나라당) 의원이 낸 보도자료에서 ‘쓰레기시멘트’, ‘발암시멘트’, ‘세계에서 제일 위험한 대한민국 시멘트’라고 표현했던 자료를 제시했다. 환경부 장관이 ‘이번 국감은 쓰레기시멘트 국감이었습니다. 전면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한 것도 근거로 댔다.
 
이렇듯 많은 신문과 방송에서, 그리고 국회의원들과 환경부장관까지 쓰레기시멘트, 발암시멘트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마당에 양회협회가 블로그 게시물에 대해 방송통심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한 것은 “말이 안 되는” 처사라는 것이다.
 
‘쓰레기시멘트’로 피해본 이는 양회협회가 아니라 국민
 

시화호 매립 폐시멘트에서 발생한 침출수로 철새 떼죽음 ©최병성

최병성씨는 “만약 쓰레기시멘트, 발암시멘트라고 표현한 저의 블로그 기사가 양회협회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양회협회는 저뿐만 아니라 이러한 표현을 했던 수많은 신문과 방송을 제소하고, 그리고 국민들 앞에서 이러한 용어를 사용한 국회의원들과 환경부 장관 또한 명예훼손으로 고발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본에서 유해폐기물이 수입되고 있어 국회로부터 진상조사 요구를 받았고, 감사원 감사까지 받게 되었는데” 양회협회가 명백한 진실조차 사실이 아닌 양 속이려 한다고 비판했다.
 
최씨는 “쓰레시멘트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양회협회가 아니라 국민들”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만약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양회협회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국민건강을 해치는 악덕기업의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국민적 비난을 감당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언론인권센터는 이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만약 양회협회의 명예훼손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위생상태가 불량한 음식점에 댓글을 달아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으며, 단무지 도시락의 문제를 지적해도 도시락업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비유했다. 덧붙여 “앞으로 어떤 블로거가 공익을 위해 고발하는 글을 올릴 수 있을까 지극히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정은 기자일다는 어떤 곳?

[표현의 자유] ‘명화도 누드 제한’ 논란 박희정  2007/10/15/
[표현의 자유] 게시물 하나 때문에 까페 차단? 김유경  200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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