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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4분기 통계청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소득하위 30%계층은 2가구 중 1가구가 적자인데 반해, 고소득층은 적자가구가 13.6%에서 13.1%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경제위기로 인해 타격을 입는 계층은 고소득층이 아닌 서민층이며, 사회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경제위기 해법은 ‘부의양극화 막고 사회안전망 제공’
 
여성운동단체들은 3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위기 속 현 정부의 정책이 ‘부의 양극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며, “모든 국민이 살만한 사회구조”를 만들기 위한 여성노동과제를 선언했다.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5개 단체가 참여했다. 100년 전 미국 섬유노동자들이 뉴욕 루트거스 광장에서 참정권과 작업환경개선,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에서 유래된 3.8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한 자리다.
 
이들 단체들은 최저임금법과 비정규직법 개악, 부자감세, 개발중심 경기부양책으로는 현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해 취약집단을 보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근로조건 더 낮추는 최저임금법 개악 반발
 
기자회견과 이어진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특히 ‘최저임금’을 내려선 안 된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 낮은 임금 노동자들의 생활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최저임금은, 결과적으로 성별 임금격차를 축소하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저임금 계층은 432만 명(26.8%)이며, 법정 최저임금 미달자는 175만 명(10.8%)에 달하고 이중 64%가 여성노동자이다. “88만원세대”가 20대 고용문제를 상징하고 있지만, 사실상 여성들은 연령대를 불문하고 저임금 계층에 속해있는 실정이다.
 
정문자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최저임금을 삭감하는 것에 대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저임금 노동자를 희생시키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60세 이상 고령자의 최저임금을 삭감하고, 수습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고, 숙식비를 임금에서 공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법개정과 별도로, 올해 최저임금위원회가 정할 2010년 법정 최저임금은 매우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워킹푸어’ 줄이도록 최저임금 인상 요구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최저임금을 낮추면 일자리가 늘어난다”거나 “최저임금이 높으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정부의 논리는 “단순무식한 시장근본주의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최저임금을 인상함으로써 ‘워킹푸어’(일하면서도 빈곤한 사람들)를 축소하는 방안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노동권을 신장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공공부문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배경에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지원해야 소비가 촉진되고 내수가 증진되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김유선 소장은 최저임금법 개정 의도가 ‘최저임금을 깎으려는 것이 아니라, 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고용안정을 위한 조처’라는 노동부의 해명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고령자의 고용안정을 위해서라면 “고용촉진 장려제도를 손질해서 고령자 채용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 되는 문제이지, 최저임금법을 개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
 
정부가 “최저임금 이하를 받더라도 일할 의사가 있는 사람을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최저임금법이 본래 이런 ‘바닥으로의 질주’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정부의 안일한 인식을 꼬집었다.
 
조이여울 기자일다는 어떤 곳?

[최저임금] “백만 원만 받으면 소원이 없겠다” 박희정  2008/06/16/
[최저임금] ‘일 통한 빈곤탈출’ 불가능 윤정은  2005/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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