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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몽당연필의 약속



※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  장미언니와  몽당연필   ©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이 있다. 소포로 받은 선물상자 안에는 <천둥 치는 밤>이라는 몬트리올 작가의 그림책과 그림엽서들, 그리고 콩테와 몽당연필이 들어있었다. 크로키 수업을 함께 들었던 장미언니로부터 온 선물이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라는 내 소식을 듣고, 마치 “어서 와~”하며 언니의 따뜻한 포옹이 도착한 것 같았다. 매일매일 그림을 그려서 큰 연필이 몽당연필이 되면 자기한테 보내달라고 약속을 하는, 마음 씀이 깊은 언니다.

 

최근에 언니는 새 작업장이 생겼고, 공지영 작가와 함께하는 새 작업도 마쳤다고 한다. 우리가 생활고로 인해 자살한 한 일러스트레이터 이야기에서부터, 엄마가 두고 간 식물 키우기, 군대 간 조카의 휴가 이야기, 시골집에 만든 계단을 다시 뜯어내야 하는 사연, 그리고 언니의 다음 전시회 이야기까지 나눈 걸 보면, 꽤 오랫동안 서로 못 봤던 것 같다.

 

한 사람이라도 자기 그림을 좋아해준다면 행복하다고 얘기하는 장미언니와 같이 있으면, 순풍에 돛을 단 배에 함께 타고 있는 것과도 같은 위안을 얻는다. 몽당연필의 약속을 잊지 말아야지.  이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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