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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 육아도, 함께할 수 있는 사회되길
서울대 부모학생조합 <맘인스누> 대표 서정원씨 인터뷰 

 

 

“토요일에 애들 데리고 나들이를 왔는데 비가 와서 학교 건물 로비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경비아저씨가 쫓아내는 거예요. 애들한테 소리를 지르면서 잡상인들 나가라고, 답사 왔으면 조용히 있어야지 왜 떠드느냐고 하시더라고요. ‘아저씨, 저희가 여기 학생입니다.’ 하고 학생증을 보여드렸더니 되게 당황하시더라고요. 아이를 안고 학교 다니는 사람에 대해서 ‘아이를 안은 엄마학생은 제대로 된 학생은 아니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좀 서글퍼요.”

 

대학의 학생들 중에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있다. 서울대학교 부모학생조합인 맘인스누(SNU)가 대학 측과 함께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대 대학원에 다니는 1만 1천3백여명의 재적 대학원생 중 2천5백여 명이 기혼 학생이다(2013년 8월 기준). 다섯 명 중 한 명꼴이다.

 

그러나 ‘부모학생’과 관련된 학교 규정은 없다. 넓은 캠퍼스에 모유 수유실은 한 곳뿐이며, 16개의 여학생 휴게실이 있지만 아이를 데리고 가면 눈총을 받는다. 학교 안에 어린이집이 있긴 하지만 대기 번호가 2백번, 3백번이 넘어간다. 그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는 나이는 만 1세 이상인데, 실제로는 3세나 되어야 보낼 수 있다. 이런 상황이니 육아를 도와줄 가족이 없거나 도우미를 고용할 수 없다면, 3년 동안 공부를 쉬어야 한다.

 

‘부모학생’들의 경력 단절에 무관심한 사회에서

 

▲ <맘인스누>(SNU) 대표 서정원씨. ©일다 
 

일하는 여성의 경력 단절에 대한 대책은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며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력 단절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사회.

 

서울대학교 캠퍼스에서 부모학생조합 <맘인스누> 대표인 서정원씨(33세)를 만났다. 아이 둘을 키우며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서정원씨에게 하루 일과를 묻자,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과를 들려준다.

 

보통 새벽 3시~4시쯤 일어나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한다. 첫차를 타고 학교에 나오기 전에 집안일을 한다. 애들 도시락을 닦아놓고 애들이 입을 옷을 챙기고 가방을 싸 놓는다. 어린이집은 서정원씨와 마찬가지로 공부하는 사람인 남편이 데려다 준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오후에 <맘인스누> 정기모임이나 행사에 갔다가 오후 5~6시쯤 되면 아이를 데리러 간다. 집에 와서 아이 밥 먹이고 씻기고 책 읽어주고 놀아주다가, 저녁 10시, 11시쯤 되면 아이들을 재운다. 그리고 다시 새벽에 일어난다.

 

서정원씨는 “항상 아침에 커피를 투샷(two-shot)으로 마셔야 돼요, 몽롱하니까. 커피의 기운을 빌어서 살고 있어요” 라고 말한다.

 

-<맘인스누>가 2012년 2월에 만들어진 걸로 알고 있어요. 부모학생조합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첫째 아이 낳으면서 대학원 휴학을 하고 1년 동안 혼자 키웠어요. 그런데 사실 그동안 ‘엄마 역할은 이거야’ 라고 배워본 적이 없는 거예요. 당연히 내 엄마가 하듯이, 내 주변의 사람들이 하듯이, 그리고 매스미디어가 나에게 가르쳐준 것처럼 희생적이고 인격적인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게 자연스럽게 내면화된 것 같아요. 인격적으로 육아를 하려고 휴학하고, 어린 생명을 책임지기 위해서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으로 살았던 거죠.

 

그렇게 1년 살면서 제가 제 머리를 두 번 깎았어요. 그냥 가위로 싹둑싹둑. 그런데 제가 사회복지 전공이니까 제 상태를 아는 거죠. 한 번 깎고 나서 ‘아, 내가 많이 우울하구나’, 두 번째 깎았을 때는 ‘나를 혼자 이렇게 두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한 것 중 하나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찾은 거예요.

 

내 처지를 이해할 수 있는, 나랑 비슷한 사람을 찾자 해서 ‘스누라이프’라는 서울대학교 동문 포털에 ‘나 이런 사람인데 나 같은 사람 있냐. 있으면 카페에 모여서 얘기해 보자’ 라고 올리고 카페를 만들었어요. 하룻밤에 27명이 모였어요. 그렇게 카페가 만들어졌고 꾸준히 한 명 두 명 만났어요, 오프라인에서. 2013년엔 전체 카카오톡방이 생기고, 사람들이 점점 모여서 카카오톡 방에서 이런 저런 얘기 나누면서 공감대가 생겨났죠.”

 

             ▲  서울대학교 부모학생조합 <맘인스누>(SNU) 조합원들.    © SNU 제공 사진 
  

-임신하거나 아이를 키우는 학생으로서 학교 안에서 겪게 되는 어려운 일들, 불편한 점들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학교에 다양한 행위자들이 있죠. 학부생, 동료 대학원생, 교수님들, 교직원들 등등. 어떤 행위자와의 상호 작용에서 부당함을 경험했느냐를 좀 구분해야 할 것 같아요.

 

가령 ‘결혼을 했느냐 안 했느냐’에 따라서 이해 기반이 다를 수 있어요. 서울대학교 학부생들은 자신들이 대학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여학생 휴게실에 애들을 데리고 간 적이 있어요, 우리도 여학생이니까. 그런데 아이들이 와서 쫑알쫑알거리니까 자고 있던 한 여학생이 짜증을 내면서 나가더라고요. 그때 ‘아이를 안은 학생인 나는 갈 곳이 참 없구나’ 생각했어요.

 

또 한 엄마학생이 어떤 공간에서 모유 유축을 하는데 동료 대학원생으로부터 ‘그 공간을 독점한다’면서 험담을 들은 적이 있어요. 아줌마들이 우르르 몰려다닌다, 프로페셔널 하지 않다, 이런 식으로 보기도 해요. 자기들은 밤늦게까지 연구에 동원되는데 ‘너희는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아마추어다’ 이렇게 보는 거예요. 저녁이 있는 삶이 당연한 건데, 아이를 찾아야 돼서 저녁에 가야 하는 게 프로페셔널 하지 않은 징표인 것처럼 여겨지는 문화가 안타깝죠.

 

제가 대표니까 한이 맺힌 투서 비슷한 걸 많이 받아요. 한 분은 모유 수유하는 학생이었는데 박사 과정이었어요. 교수님과 과 사람들이 같이 회식에 갔는데, 교수님이 술을 권한 거예요. 모유 수유한다고, 술 못 마신다고 했더니 교수님이 ‘그냥 먹어라, 젖 짜서 버리면 되지’ 한 거죠. 누구도 그 사람을 보호해주는 사람이 없었대요. 그게 성차별이라고 생각 안 하는 거예요.

 

화학공학과 같은 경우는 밤새서 실험해야 되는 조건이고 유해물질도 많은데, 임산부의 안전에 대한 규정이 없죠. 또 현장에 가서 실습을 해야 되는 사범대나 사회복지학과의 경우에도 임신한 사람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요. 임신한 실습생의 이동 거리, 근무 환경에 대한 규정이 없는 거예요. 저도 둘째 임신했을 때 실습을 했는데 실습 장소가 되게 멀었어요. 임신했다니까 실습을 아무도 안 받아줬거든요. 받아주는 데를 겨우 찾아서 용산에서 태릉까지 출퇴근해야 했어요. 학교 차원에서도 규정이 없고 사회복지관에서도 규정이 없으니까 모성이 보호받지 못하는 거예요.”

 

-워킹맘의 경우에 야근이 잦은 직장에 다닐 때, 야근 못 하면 회사에서 나가야 되는 상황이랑 비슷한 거네요.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를 계속하기는 힘든 조건인 거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전공이 사회복지라서 그나마 이런 저런 조정이 가능한데, 남성중심적인 공대나 마초적인 문화를 가진 학문 분과에서는 힘들죠. 그런 데는 토요일 아침에 회의가 잡히기도 해요. 토요일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안 가는 날인데, ‘그거 못하면 너는 연구실 나오지 마라, 이 정도는 해줘야지’ 이런 분위기가 공부와 육아를 양립할 수 없게 만들죠.”

 

-<맘인스누> 활동을 통해 학교 측에 요구해서 바꿔낸 것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엄마인 학생들이 도서관이나 학내 시설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계속해왔어요. 작년 3월부터 임산부 학생은 임시 주차증을 발급받아 장애인 주자창을 이용할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아이를 데려온 학생은 도서관 열람실 출입은 안 되지만 아이와 함께 도서관 4층 로비는 출입할 수 있게 됐어요. 대출실에 자료를 요청하면 담당 직원이 책을 갖다 줘요.

 

공간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학교는 계속 ‘관련 지침이 없다’고만 말하고 있어요. 모유 수유실이나 애기 데리고 들어갈 수 있는 연구실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좋은 사례도 있어요. 사회복지학과의 경우는 세미나실 같은 공간에서 모유 수유하거나 유축할 수 있게 공식적으로 허락을 해줬어요. 미리 예약을 해놓으면 쓸 수 있어요. 또 보건대학교 최경호 교수님은 지도 학생에게 출산 휴가를 주고, 아이 양육하는데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래서 이 학생은 4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었죠. 임신, 출산, 양육하는 여성으로 학교와 상호 작용하면서 보호받을 수 있을 때는 이런 사람들의 선의나 호의가 있을 때뿐이에요. 다른 공식적인 장치가 없다는 게 문제죠.”

 

-아이를 키우는 학생들로서, 학교 측에 요청하는 또 다른 사안들이 있나요?

 

“저희가 제안한 게 있어요. 대학원 수료하려면 24학점을 들어야 되니까 한 학기에 6학점~9학점을 들어야 돼요. 아이 키우면서 듣는다는 게 쉽지 않아요. 그런데 한 과목이나 두 과목은 들으면서 아이 키우는 게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학기당 학비 산정’이 아니라 ‘학점당 학비 산정’을 해달라고 요구를 했어요.”

 

-대학원을 가늘고 길게 다닐 수 있게 해달라는 거네요.

 

“그렇죠. 교육부에 민원을 넣었는데 교육부에서는 ‘대학의 고유 권한이다’ 이러고, 대학에 민원 넣으니까 왜 안 되는지는 말 안 해주고 그냥 ‘우리 학교가 그렇다’고 답이 왔어요.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대학은 학점당 학비 산정을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한 학기에 한 과목을 듣든 두 과목을 듣든 330만원인 거예요. 학점을 못 채우면 계속 돈을 내고 다녀야 되는 거예요.”

  

           ▲  <맘인스누>는 ‘학기당 학비 산정’ 대신 ‘학점당 학비 산정’을 요구하고 있다. © SNU 제공 사진 
  

-얼마 전에 미국 대학들에 답사 다녀오신 걸로 아는데, 그곳 대학들은 상황이 어떤가요.

 

“한국연구재단에서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서 1월 8일부터 23일까지 하버드대학교, MIT, 시카고대학교, 버클리, 스탠포드 대학교. 이렇게 다녀왔어요.

 

미국은 사회 제반 조건이 아이를 키우기 좋은 조건이죠. 학내 ‘기혼자 기숙사’도 사각형 모양의 집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는 잔디밭과 놀이터가 있어요. 또 아이를 낳은 여성을 배려하는 여러 학칙 조항들, 지침들이 있더군요. 학기 중에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6주 동안 휴가를 가질 수 있는데, 수업을 못 듣거나 그런 거는 지도 교수와 상의해서 다른 식으로 대체할 수 있어요.”

 

-그러고 보니 우리 나라는 학기 중에 출산을 할 수가 없군요?

 

“휴학을 해야죠. 6주 빠지면 큰일 나요. (웃음)

 

미국은 학내에 모유 유축실이 많아요. 하버드 같은 경우는 학내 전체 유축실 지도가 있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담당자가 유축실 비밀번호랑 장소 안내 메일을 보내줘요. 공간도 따뜻하고 안전하고요.

 

시카고 대학 같은 경우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놀이방이 있어요. 엄마나 베이비시터랑 같이 가야 하는데요, 아이가 노는 동안 엄마는 그 아래에 있는 논문 쓰는 공간에서 공부할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서울대학교 같은 경우는 유학생의 부인이나 자녀는 그냥 방치하거든요. 서울대에 유학 오는 사람의 경우에 애를 낳으면 어린이집에 30만~40만 원을 내야 되는데 그 사람들한테는 큰 돈이잖아요. 그런데 미국의 경우 저희가 방문했던 대학에 다 ‘유학생 배우자 모임’이 있었어요. 배우자 모임에서 아이 요가반, 발레 클래스, 이런 걸 일주일에 한 번씩 열더라고요. 학교에서 공간을 내어 주는 거죠.”

 

-말씀 들어보면 학교 문화가 직장 문화와 별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직장 다니는 것보다 공부하는 게 더 쉬울 거라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기본적으로 공부하는 걸 ‘유한계급의 유희’라고 보는 것 같아요. 사실 저희한테는 공부가 직업인 거잖아요. 과학이든 철학이든 문학이든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하는 건데…. 교수가 되기 전까지는 적절한 인건비가 나오지 않는 과정인 거고요.

 

벤처를 하는 사람한테 손가락질을 하진 않잖아요, 리스크(위험 부담)를 안고 하는 것에 대해서. 공부하는 사람도 리스크를 안고 공부를 하는 거예요, 재능이 거기 있으니까. 그런데 유독 공부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배부른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한 거죠. 공부를 하려면 돈이 많아야 하고, 공부를 하기 때문에 저 사람은 배가 덜 고픈 사람이고…. 공부하는 사람들은 학문을 통해 자기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 삶의 의미를 찾기 때문에 할 수도 있잖아요. 제 주변을 보면 공부 아니면 할 게 없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임금노동을 하는 많은 분들은 우리가 공부한다는 것 자체에 분개하는 거죠. ‘나는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데 넌 뭐 하는 거냐.’ 공부도 굉장히 힘들어요. 엄청난 정신노동이고, 우리 나라 공부 시스템에서 정신노동도 쉬운 게 아니에요. 정당한 인건비가 지급되는 것도 아니고요.

 

실제로 우리가 하는 일은 노동자에 가까워요. 연구 프로젝트에 동원되고 그걸로 장학금을 받거나 수당을 받아요. 정부 기관 산하 프로젝트에 연구원 등록을 하면 세금을 떼요. 그렇지만 학교 측에서는 우리가 노동자가 아니라 학비를 내는 학생인 거죠.”

 

-<맘인스누>의 운영과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지금 회원이 2백명이 넘어요. 일단 카페에 가입을 하고요, 카페 활동만 하는 사람도 있고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카카오톡방은 가입신청서를 받아서 가입을 허락하는 편이에요. 카카오톡방에서 수시로 대화가 이루어지면서 누가 ‘우리 여기서 번개 해요’ 하면 모이는 번개 모임도 종종 있고, 재능 있는 사람이 ‘우리 무슨 요일에 향초 만들기 할래요’ 하면 그 사람 집이나 다른 장소에서 프로그램이 이뤄져요.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 모임이 있어요. 모여서 같이 점심 먹고 아이들 만나고 얘기하고…. 또 그 학기에 어떤 사업 계획을 세우느냐에 따라 다른데, 지난 학기에는 매주 강좌를 했어요. 인문학, 여성주의, 상담 등. 다른 기관과 연대해서 부부 상담 같은 것도 하고.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서 주로 제가 기획을 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었죠.

 

저는 아직 얼굴도 못 본 조합원들도 많아요. 그런데 우리 안에 뭔가를 공유함으로써 신뢰가 싹트는 것 같아요. 엄마로서의 경험, 공부하는 사람으로서의 경험,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주체로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죠. 또, 물건도 계속 공유해요. 무상으로 공유하다가 작년 12월부터 <맘인스누>에 천원씩 기부를 해요. 내부적인 신뢰가 싹트고 구성원들이 그런 걸 자발적으로 해주는 게 고맙죠.

 

조합원들끼리 품앗이도 해요. 내가 갑자기 출장을 가야 된다, 아이를 오후에 어린이집 찾아올 사람이 없다 할 때, 친밀한 조합원끼리 도움을 주고받는 거죠.”
 

           ▲  <맘인스누> 카페 가입 회원은 2백명이 넘는다. 주1회 정기모임을 갖는다. © SNU 제공 사진  

 

-다른 조직들과도 교류가 있는지, 학교 바깥의 사회적인 활동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작년에 다른 시민사회단체들과 교류를 했어요. 여성회, 관악마을마당, 복지시설 등. 혼자의 목소리보다는 단체의 목소리로, ‘공부하는 엄마’라는 특정 그룹의 목소리보다는 경력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로, 한국 사회를 사는 20대, 30대, 40대 여성의 목소리로 계속 범주가 커지면 좋잖아요. 물품을 가정폭력 피해여성 쉼터나 미혼모 관련 단체나 보육원에 전달하는 활동도 했어요.

 

(부모학생과 관련해) 정책 제언 활동도 시작했어요. 학교로부터 계속 듣는 대답이 ‘지침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교육과 관련된, 여성과 관련된 법이 만들어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정책 제언은 다른 여성운동 하시는 분들의 활동을 보면서 배운 거죠. 여성운동 하시는 분들이 계속해서 정책 제언을 하시잖아요. 우리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관악구 구의원을 찾아갔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했어요. 그분이 기회가 되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말해주겠다(고 했는데), 그 국회의원 반응이 좋았어요. 우리가 법의 초안을 만들고 입법 발의하기 위해서 검토하고 있어요.

 

또 전국에 있는 대학의 부모학생 실태 조사를 하고 있어요. 의원실 통해서 교육부로 넘어가서 조사가 되고 있어요.”

 

-올해의 계획을 이야기해주세요.

 

“<맘인스누> 내부적으로는 조직을 탄탄히 해서 새로운 리더를 발굴하려고 해요. 저는 다른 대학의 부모학생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다른 대학들에 이런 모임이 생길 수 있게 지원하러 다니고 싶어요. 이미 생긴 대학도 있는데, 제가 그걸 지원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그냥 정체되어 있어요.

 

또 올해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에 보육 사업을 신청해볼까 몇몇 조합원들이 얘기하고 있어요. 저는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려고 해요. 사회복지가 전공이라서 여성들의 역량 강화에 관심이 많거든요. 더 많은 구성원들이 자기 콘텐츠를 가지고 작은 모임들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또 다른 봉오리들이 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드는 한 해가 되면 좋겠어요.”  ▣ 나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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