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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새지평

놀이터에서 시간 보내는 여성노인들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08. 11. 24. 19:05
“경로당이나 문화센터 등 노인들을 위한 공간을 둘러보면 모두 남성노인 중심이다. 여성노인들이 비율은 더 많은데 그 많은 여성노인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여성노인들을 만나기 위해 마을을 돌아다니던 <우리마을 공공모니터단>이 여성노인들을 만났던 곳은 거의 대부분 동네 ‘놀이터’였다. 특히 저소득층 노인여성들은 대부분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실도 없는 놀이터가 여성노인들의 쉼터? 
 
왜 노인여성들은 놀이터에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도봉구 내의 노인복지 관련 공공시설을 모니터링 한 <우리마을 공공모니터단>의 김현아씨는 첫째 이유로 ‘비용’을 꼽는다.
 
문화센터나 복지관, 경로당 등을 이용하는 경우 아주 적은 금액이라고 해도 회비를 내야 하는데 저소득층의 여성노인들은 이 조차도 낼 수 없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 주된 이유는 경로당 등이 “남성노인 중심”이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의 여성노인들은 복지관이나 문화센터의 휴게실 등에서도 대부분 남성노인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우고 있기 때문에 들어가기가 꺼려진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렇다면 여성노인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놀이터는 과연 쉼터의 역할을 하고 있을까? <우리마을 공공모니터단>의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놀이터에 화장실이 없고 다리를 펴고 쉴 수 있는 장소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특히 화장실 문제가 심각했다.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어서 “방광염 걸릴 지경”이라고 하소연하는 여성노인도 있었다고 한다. 집에 들어갈 때까지 놀이터에서 그냥 참고 있다는 것. 이런 문제에 대해서 구청에서는 화장실 관리가 안 된다는 이유로 설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인대상 프로그램, 다양한 노인들 입장 고려해야
 
김현아씨는 모니터 결과를 토대로 “경로당 중심의 지원보다 다양한 노인들의 입장을 고려한 현실적인 노인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씨는 또한 복지관이나 문화센터의 노인대상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운동, 건강체크 등에 한정되어 있고 문화나 교육 관련 프로그램 등은 개발이 잘 되어 있지 않다. 눈이 어두운 노인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노인들의 욕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현아씨는 “노인들은 간판 읽기도 힘들고 교통시설을 이용하거나 거동을 하는 것도 힘들다는 점에서 장애인과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도로교통 체계나 공간설계에 있어서도 노인여성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경로당 중심 지원보다 현실적인 노인정책 필요
[여성주의 저널 일다] 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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