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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들의 모세로 불렸던 여성, 해리엇 터브먼 |
소수자들의 자유를 갈구하는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는 묵직한 울림을 갖추고 있다. 해리엇 터브먼(Harriet Tubman) 또한 그 여성들의 일원에 포함될 인물이다. 그는 남북전쟁 전 약 300명의 노예들을 탈출시킨 신화적인 흑인여성이다.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노예들의 모습은 어린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결국 스물아홉 살이 된 해리엇은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북부의 백인 일부와 탈출한 흑인들이 만든 비밀조직으로 남북전쟁 전 노예들의 탈출을 도왔다)의 도움으로 펜실베이니아로 떠나 자유민의 신분을 얻게 된다. 그러나 그는 혼자만의 자유로 만족하지 못했다. 펜실베이니아로 탈출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유의 몸이 된 나는 과연 여기 서 있는 사람이 나 자신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 손을 쳐다보았다. 사방이 온통 눈부시게 아름답게 보였는데, 태양은 마치 황금처럼 나무들 사이로, 벌판 위로 쏟아지고 있었고, 나는 마치 천국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자유였다. 하지만 자유의 땅에 발 디딘 나를 반겨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이 낯선 곳에 온 이방인이었고, 내가 살던 집은 정든 이웃들과 형제, 자매들과 함께 저 아래쪽의 오두막집 동네에 여전히 남아있었다. 나는 곧 엄숙한 결정을 내렸다. 나는 자유였고, 그들도 나처럼 자유롭게 되어야 한다. 나는 여기 북쪽에 그들을 위한 집을 짓고, 신의 가호가 있다면 그들을 모두 이곳으로 데리고 올 것이다.” (<레볼루션>(출판사 미토)에서 재인용) 혼자만의 자유로 만족할 수 없다 당시 노예들은 법적으로 읽고 쓰는 법을 배우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래서 노예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도구로 여성들의 ‘퀼트’가 활용됐다. 특정한 패턴이 수놓아진 퀼트가 창문에 걸려있으면, 노예들은 그 패턴을 읽어내어 언제 떠나고, 언제 숨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해리엇은 위험을 무릅쓰고 고향 메릴랜드로 다시 돌아가서 가족들을 포함한 많은 노예들을 하나, 둘 탈출시킨다. 그는 1850~1860년 사이에 19차례나 노예 탈출을 시도했다. 그 또한 추적자들을 피하기 위해 트릭들을 썼다. 어느 날, 노예들과 막 기차를 타려고 할 때 그들을 추적하는 사람들이 가까이 왔다. 그러자 해리엇은 노예들을 남쪽 행 기차에 태워 보내어 의심을 피했다. 메릴랜드에서 노예 소유주와 마주칠 때면, 해리엇은 재빨리 닭을 사서 길바닥에 내려놓았다. 닭들이 털을 날리며 뛰어다니면 노예 소유주들은 닭을 피해 걸어갔다. 그는 단 한 번도 노예 탈출에 실패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그의 대담하고 당찬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 북쪽으로 떠나는 도중에 노예들이 두려움에 마음이 약해지면, 해리엇은 들고 있던 총으로 그들을 겨누며 “자유와 죽음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실제로 그가 총을 쏜 적은 없지만, 결단력을 환기시켜줌으로써 노예들에게 용기를 주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1860년대가 되자 해리엇은 노예들을 성공적으로 탈출시킨 ‘모세’로 알려지게 된다. 1863년 그는 여성해방운동에도 지지 연설을 펼치는 등 소수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노예제 폐지문제를 둘러싸고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일어나자 해리엇은 북측의 정보원으로 일하는가 하면 병원에서 병사들을 간호한다. 뿐만 아니라 150명의 흑인군인을 직접 이끌고 싸워 약 800여명의 노예들을 해방시키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뒤 그는 돈을 모아서 나이 들고 갈 곳 없는 흑인들을 위해 집을 지었다. 해리엇의 일생은 이후에도 차별 철폐를 외치는 수많은 미국의 흑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www.ildar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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