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다>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2011년 세계여성학대회 (하)

[필자 소개: 박남희님은 초등학교 졸업 후 전자조립공장과 봉제공장에서 일했으며, 1981년 노동야학과 인연을 맺고서 줄곧 노동운동가로 살아왔습니다. 올해 1월, 지난 10년간 활동해 온 전국여성노동조합 활동을 마무리하고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서 다양한 여성, 노동, 공동체그룹과 만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7월 3일부터 7일까지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2011년 세계여성학대회에서는 ‘지구화’라는 큰 주제 하에, 330개의 다양한 이슈의 활동 및 연구에 대한 소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중 세 개의 그룹에서 발표된 내용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① 히말라야 생태계를 지키려는 인도, 네팔, 부탄여성들

 

▲ 2011 세계여성학대회에서 히말라야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인도, 네팔, 부탄 여성활동가들과 만났다. (왼쪽 세번째가 박남희씨)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 산에서 살아가는 네팔, 인도, 그리고 부탄의 여성들이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연대하고 있다.
 
‘지구화’는 산에 살고 있는 이들이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히말라야 지역은 지금 급격한 기후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가뭄이 잦아 땅이 마르기 때문에 물과 식량 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부탄 사람들은 오로지 히말라야 자연에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인도와 중국에서 만들어진 오염된 공기와 온도의 변화가 바로 부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인도와 중국의 GDP 1%의 증가가, 바로 자연의 큰 변화를 만들고, 이것이 또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히말라야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자연 약초를 약품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기후변화로 약초를 구하기가 어려워졌고, 그 결과 질병으로부터 고통 받는 일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지구화는 농촌에 살던 남성을 도시와 다른 나라의 이주노동자로 일하게 만들고 있고, 그 결과 더 많은 여성들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은 지역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배제되어 있으며, 2% 정도의 여성만이 땅을 소유하고 있다. 가난한 젊은 여성들은 인신매매를 경험하고 있고, 19-20세 여성들이 성 산업에 유입되고 있다.
 
히말라야 자연에 의지해서 살아왔던 사람들의 문화는 자연스럽게 히말라야의 생태를 보호해왔지만, 이 문화를 지켜내기가 점점 힘들어진단다. 그래서 지역여성들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고, 이를 조직하는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도, 네팔, 부탄은 각 나라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 따른 공동정책을 만들기가 쉽지 않지만, 여성들은 연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2012년 부탄에서 국제회의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ICIMOD(Gender Perspectives in Mountain Development)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②돌봄노동하는 이주여성노동자들의 권리찾기
 

▲ 돌봄이주여성노동자들에게서 지구화의 현재를 읽을 수 있다. 주제 토론을 통해, 이주여성노동자 조직화 사례 등을 나누었다.  ©박남희 
 
대부분의 돌봄 노동은 여성이 담당하고 있다. 지구화가 본격화된 지난 20년 동안, 돌봄 노동을 담당하는 이주여성노동자들의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 ‘돌봄’은 개인이나 가족의 책임만이 아닌,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요구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또 복지정책과 이주노동정책이 확대되면서 돌봄이주여성노동자의 수가 증가했다.
 
주제 발표를 한 이토 팽(Ito Peng)의 보고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아프리카 여성들과 최근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여성들이 돌봄이주노동자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에는 주로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 여성들이 돌봄 노동을 담당하고 있다. 아시아 경우에는 한국, 일본, 홍콩과 대만이 주로 돌봄이주여성노동자를 받아들이고 있다.
 
돌봄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고 있으며, 단기간 비자를 발급받기 때문에 언제라도 추방당할 수 있는 불안한 상태에서 일하고 있다. 노동자로 일하면서도, 노동법이나 사회서비스제도 에서 제외된다.
 
돌봄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서는 “조직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 토론에 참여한 모두가 공감했다. 그 선례가 된 곳들의 사례도 발표됐는데, 브라질의 경우 노동조합으로, 독일은 협회 방식으로, 홍콩은 협회와 노조 방식이 결합되어 있는 형태였다.
 
돌봄여성노동자를 적극적으로 조직했던 뉴욕의 사례를 발표한 엘린 보리스씨는 특히 돌봄 노동을 기존의 ‘보모’와 가정부, 간병인에 대한 인식에서 벗어나, “가치 있는 노동”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서비스를 제공받는 이들과의 연대도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ILO가 가사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사노동협약’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 각 국가에서 이를 비준하도록 하는 것도 과제로 제출되었다.
 
③소녀들의 소셜미디어 통한 경험나누기

© 사진 출처: 소녀들의20정상회담- G(irls)20 Summit 사이트
 
G20 정상회의를 패러디 한 “소녀들의20정상회담- G(irls)20 Summit” 조직은 참으로 신선했다. 이들은 신세대답게 인터넷과 소설미디어 등을 활용하여 ‘지구적’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18세~21세 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이 조직은 G-8/G-20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 세계 곳곳에서 소녀들과 여성들이 겪는 빈곤과 차별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모임을 시작했다.
 
지구적으로 4천만 여명의 소녀들이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으며, 연간 1천4백만 명의 15~19살 소녀들이 출산을 감당하고 있고, 이 나이 또래 소녀의 사망원인이 ‘임신’이라고 한다.
 
‘소녀들의20정상회담’은 온라인을 통해 190여 국가 소녀들과 생각을 나누고 토론했다고 하는데, 소설미디어를 활용해 아마존의 환경단체를 후원하고 있는 사례, 자신의 주변사람들을 조직하여 매달 120불을 아프리카에 지원하고 있는 사례 등을 발표했다.
 
아이디어가 기발하고 새로운 방식의 운동을 하고 있는 이 젊은 여성들의 활동은 웹 사이트(
www.girlsandwomen.com)로도 확인할 수 있다. (박남희)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