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시기에 유도부 코치로부터 지속적으로 겪은 성폭력을 세상에 알린 전 국가대표 유도선수 신유용의 ‘미투’ 형사재판이 시작되었다.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 피해자가 증언을 하러 간 날, 방청석에는 피해자를 응원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재판부가 방청인들을 퇴정시키고 비공개 재판을 하자고 하여 마찰을 빚었다. 피고인을 퇴정시켜 달라고 하자, 피해자보고 안에 들어가 화상으로 증언하라고 했다. 우리는 피해자도, 방청인도 재판정에 있는 것을 택했다. 재판부에 피고인 앞에 가림막을 설치해달라고 했지만, 가림막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렇게, 피해자가 피고인을 1.5m 전방에 두고 면전에서 증언하게 되었다. ▲ 검찰 조사를 받으러, 그리고 형사재판이 열릴 때마다 서울역과 익산역을 오갔다. 익산행 차..
2019년 1월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 선수의 미투(#MeToo)로 체육계 성폭력 문제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미투 사건을 연달아 맡았던 나는 여러 문의를 받으며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주중의 일과에서 소화 못한 서면을 쓰려고 출근한 어느 일요일, 생면부지 신입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청소년 시절, 코치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있는데, 2018년 3월에 제기한 고소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되었고, 검찰에서는 기소중지가 되어있다고 했다. 사건을 열심히 취재하고 법도 공부한 흔적이 느껴졌고, 무엇보다 피해자의 딱한 사정에 대한 진심이 묻어나는 연락이었다. 기자는 ‘피해자가 가난한데, 만나주면 안 되냐’ 청해왔다. 그렇게, 다음날 밤에 내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은 전 국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