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코르셋’도 걷어버리자!서울 동대문갑 무소속 이가현 예비후보 탈코르셋 운동이 지금처럼 논의가 확장되기 전이었던 2017년, 불꽃페미액션이라는 단체의 이가현 활동가는 와 라는 글을 기고해 삭발 경험과 그로 겪은 노동 현장에서의 성차별을 고발했다. 이후에도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들은 탈브라에서 더 나아가 ‘찌찌해방 퍼포먼스’를 벌여 여성의 신체를 ‘문란한 것’으로 보는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이가현은 그런 활동에 늘 함께하는 사람이었다. ‘발칙’하고 재미난 방식으로 활동하면서 페미니스트들이 모이는 시위나 집회, 미투 운동, 디지털 성범죄 규탄, 성차별 노동 현장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에서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 사람. 그는 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기도 했다. 마이크를 잡고서 한층 높아진 목소리로 역동적..
괴물이라 불린 여자들, ‘아버지의 질서’를 흔들다[페미니스트의 책장] 바바라 크리드 『여성괴물』 우리는 수많은 ‘괴물같은 여자’에 관해 알고 있다. 인터넷 공간을 통해 등장했던 수많은 방식의 ‘민폐녀’에서부터, 유명인을 모함해서 이득을 취했다고 여겨지는 꽃뱀들, 어떤 종류의 범죄자들, 총체적으로 ‘인간 이하’, 좀 더 정확히 말해서 ‘시민 이하’로 취급되는 여자들이다. 한 여자가 괴물이 될 때, 그가 ‘여자’라는 사실은 그 사건을 둘러싼 여러 정황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까. 이러한 질문은 ‘○○녀’라는 확고한 명명이 거의 일상어처럼 정착되어버린 현실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녀(女)’는 단지 중립적인 의미를 지닌 지칭어에 불과하다고, ‘남(男)’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호명이라고 말하는 자들도 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