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day Feminism 설립자, 한국계 미국인 산드라 김 (상) [하리타의 월경越境 만남] 독일에 거주하며 기록 활동을 하는 하리타님이 젠더와 섹슈얼리티, 출신 국가와 인종, 종교와 계층 등 사회의 경계를 넘고 해체하는 여성들과 만나 묻고 답한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몇 해 전, 이라는 영문 매체를 알게 됐다. 미국에서 발행하는 온라인 독립 미디어다. 기사 헤드라인은 ‘OO하는 OO가지 방법'처럼 온라인 홍보의 불문율을 따르면서도, 내용은 최신 페미니즘 및 인종, 퀴어 담론을 생활에 밀착해 쉽게 풀어냈다. 볼 때마다 머릿속에 느낌표가 생겼다. ‘이 조합 참 신기하네’, ‘이런 주제를 이렇게 쉽고 명쾌하게 다룰 수 있구나!’ 무엇보다 소셜 네트워크 피드에 수없이 공유되는 점이 놀라웠다. 말하자면 은..
변화는 어디에나 있다 성교육으로 무엇을 바꿀 수 있냐고? 2년 전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대상 성희롱 예방교육에 참여했던 교장이 강의 중 이렇게 따져 물었다. “원론적으로는 강사분 말씀이 다 맞지만, 이렇게 교육을 한다고 사람들이 변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순순히 대답해주었다. “네, 변할 거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변하는 모습들을 많이 봤습니다. 제가 사는 마을만 해도 많이 변했고요.” “그래서, 그 마을에는 성희롱이나 성폭력이 앞으로 한 건도 안 일어날 거라고 장담하십니까?” 순간 기가 막혔다. 교장은 재차 장담해보라며 추궁하더니 강의 중간에 자리를 떴다. 아마도 평생 아이들을 교육하는 일을 해왔을 테고 그 경력의 끝에서 최고관리자 위치까지 오른 사람이 왜 이 교육의 효과에는 회의를 품고 적의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