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바이커들, 도로 위를 점거하다서울퀴어퍼레이드 선두에 선 ‘레인보우 라이더스’와의 만남 몇 년 전 미국 뉴욕에 방문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마침 ‘프라이드 퍼레이드’(Pride Parade, 성소수자의 가시화를 위해 성소수자와 연대자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자긍심을 높이는 행사)가 열리는 걸 보았다. 특히 ‘다이크 바이커’라 불리는 모토바이크/오토바이를 탄 레즈비언들이 행진의 선두를 이끄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다이크 바이커들은 ‘다이크 온 바이크’(Dykes on Bikes)라는 그룹으로 활동하며, 197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프라이드 행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크(Dyke)라는 용어는 당시만 해도 레즈비언들, 특히 남성스럽다고 일컬어지는 ‘부치’를 비하하는 용어로..
‘세상은 안 바뀌어도 우리는 바뀔 수 있다’영화 가 보여주는 여성연대의 힘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종종 고달프다. 한번 ‘빨간약’을 먹고 나서 진짜 세계를 보고 나면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진짜 세계가 전에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괴롭고 끔찍하다는 걸 알고 난 뒤엔, 이전으로 돌아가기가 어렵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군 ‘위안부’ 이슈는 빨간약을 먹고 나면 굉장히 아프게 다가오는 사실 중 하나다. 학교에서나 언론에서 접하는 내용으로 다들 대충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알면 알수록 그 역사가 가진 무게가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는 걸 깨닫게 된다. ‘미투’(#MeToo)의 시초라고 불리는 故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나는 일본군 위안부였다)이 어떤 의미였는지 와 닿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지속적으로 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