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 작가의 『활활발발』을 읽고 [글쓴이: 달리] 여성들의 말과 글이 세상에 더 많이 퍼지고 새겨져야 한다고 믿으며, 서점에서 퍼뜨리고 싶은 여자들의 책을 고른다. ‘살롱드마고’의 신간 책장에서 마음에 새겨지는 책을 한 권씩 밑줄 그으며 꼭꼭 씹어 독자들과 맛있게 나누고자 한다. [일다] 청년 여성 작가들의 ‘활활발발’ 기세를 보며 글 잘 쓰는 지인이 ‘이슬아 작가에게 질투가 난다’는 말을 했을 때 난 몰래 안도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나만 찌질한 글쟁이가 아니었어! 휴우 다행이다. “어떻게 그렇게 많이 쓰고 잘 써?” 포인트는 그거였다. 지인의 말에는 질투를 넘어 감탄과 존경이 담겨 있었다. “그러게요. 그런데, 많이 쓰면 잘 쓸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앞에 놓인 음료 빨대를 쭉쭉 빨며 무심하..
피해 중심의 서사가 아닌 ‘가해자의 자리를 묻다’ 권윤덕 작가의 전작, 일본군 ‘위안부’였던 심달연 님의 이야기를 담아낸 『꽃할머니』의 마지막 장면에서 독자들은 두 여성의 응시를 마주하게 된다. 원래는 당시의 국제정세를 반영해서 이라크 여성만 그렸는데, 권윤덕은 베트남 여성을 그려 넣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일종의 다짐”이었다고 말한다. 『꽃할머니』가 한국의 한 여성의 이야기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자, 지금도 곳곳에서 전시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 “이 장면을 그리면서 『꽃할머니』가 미완의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꽃할머니』(2010) 출간 이후 베트남전쟁 전시 성폭력 피해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려던 당초의 계획은 여러 난관에 부딪혔다. 베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