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앞을 지나는 마을버스 새 노선이 생겼다는 공지가 붙었다. 찬찬히 살펴보니 버스는 평소 내가 큰 불편 없이 걸어 다니는 곳들을 통과하고 있었다. 지금껏 우리 동네사람들은 그곳을 지나가는 버스가 없어 불편했었나 보다. 특히 노인이나 거동이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면, 버스노선이 증설되어 다행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도시에 살며 놓치기 쉬운 자연의 느린 리듬 내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은 도시이긴 하지만, 걸어서 모든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시의 삶을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시청, 구청, 동사무소, 학교, 도서관, 마트, 은행, 우체국, 병원, 운동센터, 여성회관, 쇼핑센터, 영화관 등과 같은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 굳이 대중교통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심지어 자전거조차 이용..
일다는 일상을 관통해 철학적 사색을 담는 ‘철학하는 일상’ 칼럼을 연재합니다. 삶의 경험에 기초해 철학적 물음을 던지며 대답을 얻기 위해 사색하는 과정과, 사색이 일상에 적용되는 과정을 독자들과 함께해보려고 합니다. 필자 이경신님은 일상 속에서 철학적 물음을 퍼올리며 삶 자체를 철학의 도정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일상 속에서 철학한다는 것의 의미 일상 속에서 철학한다는 것, 도대체 뭘까? 그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철학적 물음을 물을 수 있고, 일상을 그 물음과 더불어 꾸려나갈 수 있으며 철학과 더불어 좋은 삶으로 나아갈 힘이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 경우, 일상 속으로 느닷없이 철학적 물음이 비집고 들어 온 것은 초등학교 4학년 어느 날이었다. 할아버지께서 누워 지내시는 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