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위대한 사람’에 대한 위인전이나 평전을 읽으면서, 한번쯤은 그런 사람이 되는 상상도 했던 것 같다. 이제는 ‘과연 그럴까?’라고 의심해본다.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이 그런 위대한 인물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이 누군가의 아픔을 대신하기 위해, 누구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권위와 위엄을 갖춘 높은 자리에 앉아 칭송 받는 게 옳은 일일까 의심되고, 과연 그런 사람이 ‘훌륭한’ 것일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진정 필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의 권리와 존엄성에 대해 ‘용기 있게’ 얘기하도록, 스스로가 인생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용기 있는 개인들이 많아지는 것이, 그런 얘기를 깊이 듣고 서로가 이해할 수 있을 때가, 위대한 ‘영웅’의 탄생보다..
달링하버항을 백조처럼 날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자리잡은 나라, 호주에 가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김효진 [필자 김효진님은 장애여성네트워크에서 일하고 있으며, 일다 편집위원입니다. –편집자주]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날씨라는 것과 캥거루가 많은 나라라는 것 말고는 호주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여행의 목적은 ‘장애인 인권교육의 현황’에 대해 배우겠다는 것. 그러고 보니 호주에 대해 들은 바가 한 가지 더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논의될 때마다, 이 법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호주가 언급되곤 했으니까…. 그것이 우리 12명의 일행이 호주를 찾은 이유였다. 1990년대부터 장애인차별금지법(아래 ‘장차법’)이 시행되고 있으니, 우리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추측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