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성’과 ‘글쓰기’의 관계를 모색하다82명의 동서고금 여성작가 작품을 담은 [와세다문학 여성호] 작년 9월, 일본에서는 [와세다문학 증간 여성호]가 나오자마자 큰 반향이 일었고 그 여운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흰 종이에 페일핑크로 쓰인 ‘Waseda Bungaku’라는 레터링, 숲 속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는 여성이 그려진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표지를 열면, 556페이지에 달하는 분량 안에 82명의 동서고금 여성작가들의 작품이 담겨있다. -와세다문학 여성호 권두언 중에서 가와카미 미에코 작가 “이것이 내 인생의 진짜 문제” 평소 문예지를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만, [와세다문학 여성호]는 발매되자마자 순식간에 매대에서 사라졌다. 와세다문학 시리즈 중에서 이례적으로 증쇄에 들어갔다. 여성호를 ..
단순함에 대하여 하늘이 같은 생명력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연재 칼럼입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 하늘이 ⓒ일다(김혜련) 하늘이의 ‘똥 몸’을 부러워하다 우리 집엔 ‘하늘’이라는 이름의 개가 있다. ‘하늘’이는 하루 종일 마당에서 먹고 놀고 오줌 갈기고, 똥 싸고 자고 짖고 한다. 나비 한 마리가 날아가면 따라가다가 ‘폴랑’ 허공으로 사라지면 멍하니 나비가 날아간 방향을 바라보거나, 여기저기 킁킁대며 냄새를 맡거나, 자기가 정한 장소에다 오줌 누고 똥 누고, 신나서 종종대며 돌아다닌다. 가끔은 요가처럼 고난도의 자세를 하고 몸을 털어대기도 하고 밭에 데려가면 어디선가 야성의 힘이 솟구쳐 나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