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한 칸의 존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② 아픈 몸의 ‘자립’ 나는 근육관련 질병을 가지고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근육이 약화되고, 운동 발달 결여로 나이를 먹을수록 근육 상태가 악화되는 진행형 질병이다. 질병은 장애를 가져왔다. 나이가 들면서 장애도 점차 심화됐고, 현재 나는 중증의 장애여성이다. 난 서른이 넘어서야 질병으로 인한 장애임을 알게 되었다. 그전까진 명칭 없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장애였다. 세상에 내가 있을 곳은 방 한 칸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내내 집 안에만 박혀 살다시피 했다. 자의든 타의든 그때 그 시절은 그럴 수밖에 없던 환경이 내 삶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나마 외출할 수 있었던 병원은 7살에, 학교는 14살이 된 1989년 2월 졸업식 이후 단절됐다. 집에..
‘별나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자폐성 장애인과 살아가는 사회를 보여주는 드라마 시리즈 새해가 되면, 해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곤 한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꾹꾹 눌러 담아서 쓰는 버킷리스트를 여태껏 100% 실행한 일은 없지만 그래도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이제 와서 밝히는 2019년의 버킷리스트엔 가 있었다. 이상한 목표이기도 하다. 꼭 찍어서 ‘장애인’과 친구가 되려는 게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CBS TV 프로그램 에 나온 장혜영 감독의 “여러분에게는 왜 장애인 친구가 없을까요?”라는 질문을 듣고서였다. 요즘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의 나이를 물어보는 일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상황에서 유추하건대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