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과의 대화’ 난민 여성들의 이야기네일쌀롱, 손톱의 기억을 듣는다는 것 ※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이 발굴한 여성의 역사: 가시화되지 않았던 여성들의 자취와 기억을 공적 담론의 장으로 건져 올리는 여성사 쓰기. 이 연재는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바로가기 보이지 않지만 말하고 있는 목소리 손톱만으로 말하는 존재를 상상할 수 있을까? 누군가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드러낼 수 없는 상황에서도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어 할 때, 듣는 이는 과연 어떤 대화의 장을 통해 응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부분적으로만 드러나는 누군가의 몸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까? 여전히 작고 취약한 이미지로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존재들이 있다면, 이들의 표현을 듣고 말할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성애 월드’에서 길 잃은 소녀들의 욕구비어있던 시간에 이름 붙여준 소설/연극 “우리 고등학교 때 말이야. 그건 다 뭐였을까?” 그러게, 그건 다 뭐였을까? 14살의, 17살의 내가 좋아했던 언니들, 아침 등굣길 그들과 수줍게 주고받던 편지들, 모든 사랑 노래가 날 위한 노래 같던 순간들, 친구들과 돌려보던 팬픽들, 때때로 별 이유 없이 어긋나고 흔들리던 감정들. 그리고 상처받고 외로웠던 나. 지난여름 어느 날 소설 『항구의 사랑』(김세희 작, 민음사)을 단번에 읽어내린 후, 도저히 정의할 수 없었던 나와 너, 우리가 머물렀던 공간과 시간이 내 앞에 툭 하고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올여름을 앞둔 4월의 어느 날 연극 (강윤지 각색, 연출)을 본 후, 밀려드는 기억의 조각조각들이 또 한 번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