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새로운 땅에 이식되는 타자성 네가 있어 내가 있다. 처음 이 문장을 내게 가르쳐준 사람은 케디였다. 늘 팔로산토 향이 나던 머리카락, 그 길이와 키가 거의 동일했던 인도네시아 여자. 자기 어머니의 긴 기도 속에 항상 등장했던 그 문장은 어머니인양 떠올리다가 어머니인양 도리질하게 되는 의미가 되었다고 했다. 케디는 이 모든 말을 영어로 하면서 어머니만 한국어로 발음했다. 내가 물었다. “엄마가 아니라 어머니?” “둘이 뭐가 달라요?”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잠깐 멍해졌다. 한국에 온 지 고작 3개월 된 외국인 여성이 단박에 알아들을 만한 예시가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케디를 글쓰기 수업에 데려온 순심 씨가 끼어들었다. “네가 맨날 보고 싶다고 울잖아. 그 짝에 있는 사람은 엄마. 나는 어머..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3인 인터뷰 2016년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 사건 이후 결성된 불꽃페미액션(약칭 불펨)은 ‘과격한’ 액션으로 알려져 있다. 천하제일겨털대회(2016)와 찌찌해방 퍼포먼스(2018)에 이어 총선에도 출사표(2020)를 던지는 등 다방면에서 ‘남다른’ 액션을 펼쳐왔다. 또한 불펨은 꾸준한 액션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불펨 단톡방엔 80여명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액션 아이디어에 화답하고 있다. ▲ 다큐멘터리 영화 (Free Our Bodies: Flaming Feminist Action, 2021) 스틸. (제공: 불꽃페미액션) 지치지 않는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들이 직접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이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여성의 몸은 무엇일까’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