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의 멘토 찾기(3) 문화인류학자 송제숙 일촌과 이웃이 난무하는 시대다. 자기 운동화 꼭지에 내려앉은 똥파리 사진까지 페이스북으로 소중히 공유하고, 데이트 외식 메뉴와 헤어스타일까지 꼼꼼히 카톡으로 지도 받을 만큼 우리는 ‘친구’를 쉽게 만나고 많이 나누고 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외로운 걸까. 소소한 수다까지는 흥겹게 맞장구치나 뭔가 암울하고 의미심장한 글에는 답글 달기 망설여진다. 타인의 부정적 에너지를 공유하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무슨 일 있어?’ 혹은 ‘힘 내’ 말고는 뭐라고 해야 할지 적절한 어휘를 찾지 못한다. 반대로 무언가를 시도하는 사람에게 ‘잘 할 수 있어’, ‘화이팅’ 외 진심어린 리액션을 전달하기 어렵다. 어쩌면 우리는 과도한 네트워크에 갇혀서 인적 자본으로써 친구 쌓기..
재판과정서 성폭력 피해자 인권침해 금해야 [이 주의 일다 논평] 성폭행 피해 증언 후 자살한 조선족 여성 外 ▲ 성폭행 피해자로 인정 받으려면 '자격'이 필요한가? 지난 10일, 성폭행 피해자로 법원에 출석했던 한 조선족 여성(29세)이 판사의 심문 과정에서 모욕감을 느껴 자살했다. 유서에는, 판사가 자신이 중학교도 나오지 못하고 노래방 도우미로 일한 것을 폄하하며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고 적혀있다. 그녀는 자기가 죽어야 자신의 말을 믿어줄 것 같다며, 유족에게 성폭력 사건에 대한 법적 대응을 부탁했다. 이 안타까운 사건은 우리 법원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권과 프라이버시 침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재판과정에서 보통 범죄사건은 ‘가해자’의 행위와 동기에 주로 초점을 두는 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