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인 남성성의 감옥을 탈출하는 법비명에 가까운 캠페인 ③ 글:이조 ※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술과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방지 캠페인 #그건_강간입니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의 기획단이 그동안 논의한 내용과 변화를 위한 질문과 제안을 담은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섹스 싫어하는 남자가 어디 있어요?’ 어느 날 음악을 하는 친구가 홍대에서 공연한다고 해서 보러 갔다가, 공연 끝나고 홍대 놀이터에서 친구들이랑 일곱 명이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무성애자다. 성적 이끌림을 느끼지 않으며 개인적으로 성욕조차 경험한 적이 없다. 또한 나는 젠더퀴어(genderqueer, 젠더를 남녀 두 개로 나누는 성별 구분을 벗어난 성 정체성을 가지는 것을 뜻..
아픈 와중에도 타인을 돌봐야 하는 여성들 성별화된 돌봄 노동 ※ 질병을 어떻게 만나고 해석할 지 다각도로 상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질병을 관통하는 지혜와 힘을 찾아가는 연재입니다. 아픈 와중에도 타인을 돌봐야 하는 여성들 “학원 끝나면, 밥 꼭 챙겨 먹고 숙제 미루지 마”“여보, 넥타이랑 와이셔츠는 순서대로 걸어놨어. 아침에 녹즙 먹는 거 잊지 마”입원실 옆 침대 위 그녀는 내내 휴대폰을 붙들고 있었다. 아이에 이어서 남편, 그리고 아이 학원 선생에게로 계속 이어지는 통화들. 휴대폰은 쉴 틈이 없었고, 그녀도 쉴 틈이 없었다. 그녀는 유방암 초기 환자였고, 다음 날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통화가 시끄러워 미안했다며, 여자들은 아프면 더 바빠진다고 했다. 그리고 초기 유방암 수술은 가벼운 거라..